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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감정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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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공간 Sep 10. 2020

감정일기_4. 불안한

마음 잡는게 쉽지 않다.

초음파를 보러 갔다.

난임병원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해보자! 결심 후 생리를 안했고 테스트기를 해보니 두줄! 어머! 나에게도 이런 일이 생기다니 믿기지 않았다.


가던 산부인과에서 콩알만한 아기집을 보고 출산할 병원에 미리 가 대비를 하자는 생각에 큰 병원으로 옮겼다. 신랑 외에 누구에게도 알리지 못하는(지금도) 조심스러운 상황. 그곳에서 평균보다 아기집이 작다며 다음주에 한번 더 보자는 이야기를 들었다.


가슴이 쿵.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고 멍~ 하니 병원을 나왔다. 그냥 좋다고만 할 수 없다는 원장님 말씀에 이것저것 관련 자료를 찾아보며 불안에 떨어야 했다.


국민행복카드를 만들기 위해 혼자 끙끙거리며 카드회사와 밀땅하며 기분좋지 않은 경험도 하고, 여러 아기 사이트, 가입할 생각도 없는 맘카페도 기웃거리고. 막막함에 어찌할 바를 모를 일주일을 보냈다.


열심히 물마시고 좋다는 것도 먹고 좋은 생각을 해보려 했지만 좀처럼 마음 잡는게 쉽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간 병원.


다행히 아기는 엄마 걱정과 다르게 잘 크고 있었고 평균보다 작지만 아기 크기에 적당한 아기집이라는 말을 듣고야 마음이 놓였다.


앞으로 이러한 일들이 많을텐데 나의 불안감을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했다.


어제는 오랜만에 큰 마음 먹고 영화보러 갔는데 소리가 너무 커 중간에 나갈 생각도 했다. 큰 소리에 아기는 괜찮을지 또 불안감에 덜덜 떨고 있었다.


안전하고 소중하게 품고 싶은 아기를 어디에 크게 자랑하지도 못하고 끙끙거리는 과정이 웃기면서도 슬프다.


이렇게 불안한 존재인 내가 마음을 어찌 잡을 수 있으려나...


* 제목 사진은 불안한 마음을 잡고 싶어 색칠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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