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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Jun 01. 2021

린스타트업 MVP 설정의 어려움

무언가 추가한다는 것은 무언가 버린다는 것

네이처의 기사 Adding is favoured over subtracting in problem solving를 보다가 공교롭게 낮에 있었던 사무실의 일이 생각났다. 우리 서비스 홍보글을 외부 블로그 서비스에 써두었는데 이를 홈페이지와 연결하는 방법을 몰라 담당자가 도움을 청하는 상황이었다. IT지식이 있는 동료가 바로 방법을 알려주지 않고, 어떤 선택을 하려는지 질문을 유도했다. (편의상 도움을 칭하는 이를 후배, 방법을 안내하는 이를 선배라고 부른다.)


선배와 후배 사이에 한참 이야기가 있은 후에 글을 옮기자는 의견이 나왔다. 후배는 그간 외부에 공을 들여놓은 홍보글은 어떻게 하나 고민하는 눈치였다. 바로 이 장면을 관찰한 덕분에 기사의 아래 구절을 볼 때, 그 기억을 소환했다.

Finally, sunk-cost bias (a tendency to continue an endeavour once an investment in money, effort or time has been made) and waste aversion could lead people to shy away from removing existing features, particularly if those features took effort to create in the first place.

번역 대신 대강의 의미만 추리면 아래와 같다. sunk-cost bias은 우리말로 매몰비용편향 정도가 될텐데, 사람들이 이미 들인 노력이나 돈을 지속하는 경향을 말한다. 기대효과와 비교해서 합리적으로 비용을 썼느냐를 반성하기 보다는 일단 노력을 들였다는 사실에 무게를 두는 경향을 말한다.


위키피디아를 찾아보니 Plan continuation bias 즉, 계획 지속 편향도 비슷한 현상이라고 한다.


덧붙이기 본능과 MVP

생각은 여기에 머물지 않고, 무언가 빼면 쉬운 데에도 추가하여 문제를 푸는 경향은 다른 경험을 소환했다. 

These perceived disadvantages of subtractive solutions might encourage people to routinely seek out additive ones. 

소소한 일상에서는 무언가 물건을 하나 사면, 기존에 있던 물건가 놓일 자리나 둘 중에 무엇을 쓸까 충돌이 나는 일로도 연결할 수 있다. 하지만, 일을 좋아하는 필지가 먼저 떠오른 기억은 바로 MVP(Minimum Viable Product) 선정이 어려웠던 경험들이다. 이는 사실 OKR 오용 사례에도 똑같이 대입할 수 있다. 

As a result, the study’s participants might be generalizing from past experiences and instinctively assume that they should add features, only revisiting this assumption after further reflection or explicit prompting

더하기가 쉬운 것은 경험적으로 알 수 있다. 그럼 버리는 것은 우리의 습성에 반한다면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


버리는 것을 어디서 배울 것인가

약 20년쯤 전으로 기억한다. 이사를 가는데, 박스로 보관하던 어릴적 썼던 일기와 편지, 그리고 읽지 않는 책을 모두 버렸다. 어떤 책을 읽고 영감을 받아 실행한 것인데, 오래전 기억이라 책제목이 분명치 않아 인터넷 검색으로 찾을 수 없었다.


한편, 비슷한 제목의 책으로 발견한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는 한 때 정리열풍까지 불 게 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기사 내용 중에 눈에 띄는 인용문이 있다.

‘인생도 바꿀 수 있다’

[출처: 중앙일보]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정리의 여왕’ 곤도 마리에 열풍


버리는 것이 그리 중요한가?

나는 그렇다고 믿는다. 나는 할일 목록이 적당한 규모로 있을 때 실행압이 잘 작동한다고 믿는다. 실행압이란 이를 처리하라고 할일목록이 나를 박하고, 나 역시 이를 수용하는 힘을 말한다. 이러한 실행압에 대한 인사이트는 읽을 책을 책꽂이 두 줄 규모로만 유지한다는 규칙을 통해 배웠다. 내가 유일하게 관심을 두는 가구는 책장인데, 2014년 즈음부터 큰 책장을 산 후 책을 꽂기만 하는 나를 발견했다. 그래서, 눈에 잘 띄는 상단의 두 줄만 내가 쓰기로 하고, 꽂을 공간이 없으면 책을 처분한 후에 책을 사는 규칙을 만들었다. 지금도 실천하고 있는데, 나에게 유용하다.


인용한 기사에 또, 이런 문장이 등장한다. 그리고 정책 결정권자policymakers와 조직 리더들에게 중요하다는 설명도 덧붙인다.

Consumers could minimize their storage space to restrain their purchases, and organizations could specify sunset clauses that trigger the automatic shutdown of initiatives that fail to meet specific goals.

이는 소비자의 상품 구매와 저장 공간의 상관관계를 설명한다. 저장 공간이 줄면 구매를 제약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필자의 책장 두 줄 행동과 상응한다. 조직에도 특정 활동이 목표 달성에 실패하면 소멸 시효를 둬서 비슷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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