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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Oct 20. 2023

밀키트 요리 첫 경험 일지

밀키트 요리 첫 경험

처음으로 밀키트로 요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해당 제품의 주문은 아내가 해서 왜 이 제품을 선택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라면이나 떡볶이 등만 끊여 본 저는 조리방법에 '썰기'가 들어가는 것에 놀랐습니다. 냉장고에서 밀키트를 꺼낼 때는 밥 먹자고 생각을 했지 요리를 하겠다는 생각이 없어서 그런 듯합니다. 그런데, 라면 끓이기와 달리 칼을 들면 요리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밀키트의 경계가 무엇인지 잠시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찾아보니 라면은 간편식으로 분류하는 듯합니다.

국내 밀키트 제품들은 요리의 재미있는 점만 남긴 간편식과 다름없다. 음식물 쓰레기와 패키지의 종류도 줄이고 조리의 간편도를 더욱 높이는 쪽으로 출시되고 있어 여전히 인기를 유지 중이다. 앞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엔 냉동밀키트로의 전환과 함께 패키지가 줄고 레시피가 단순해지며 간편식-밀키트 간 경계가 허물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원물 재료와 레시피만 담았던 밀키트가 더욱 간편화되면서 간편식 내 다른 카테고리들과 그 형태가 매우 유사해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여러 온라인 유통 채널에서는 밀키트와 간편식의 카테고리를 구분하지 않고 판매하고 있으며 이러한 밀키트 제품들을 ‘프리미엄 한 형태의 간편식’으로 포지셔닝 중이다.
출처 : 식품음료신문(http://www.thinkfood.co.kr)


기사 내용 중에 특별히 더 공감하는 부분은 '음식물 쓰레기 줄이고' 영역입니다. 요리를 하면 번거로운 부분이 남는 재료가 쓰레기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죠. 반면에 밀키트는 재료가 딱 필요한 양만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포장되어 있었습니다.


요리 초보도 따라 할 수 있는 밀키트

밀키트가 아니라 간편식으로 여겼기에 다음 그림은 경험적으로나 시각적으로 놀라운 장면입니다. '내가 이런 것을 하다니'라고 느꼈죠. 피를 빼는 장면은 자주 보았지만, 직접 해 본 경험은 처음인 듯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하고 싶은 말은 재료가 잘 준비되어 있고, 레시피에 쓰인 대로 하면 되니까 별 어려움 없이 요리(?)를 실행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한편, 두부 포장을 뜯다가 물이 흥건하여 바닥에 흘렸습니다. 평소 보던 두부 포장과 달랐던 것이죠. 그 덕분에 '찌개용'이라는 표기를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찌개용은 이렇게 물과 함께 포장하나 보다 싶었습니다. 글을 쓰며 찾아보니 이런 내용이 있네요.

백종원은 27일 오후 방송된 tvN 예능 '집밥 백선생'에서 "찌개용과 부침용 두부는 단단함의 차이"라며 "부드러운 건 찌개용, 질감이 단단하고 잘 부스러지지 않는 것은 부침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얼마나 세게 누르느냐에 따라 구분된다. 압축을 많이 한 게 부침용"이라고 말했다.


아기 발걸음으로 요리 경험

한편, 핏물을 뺀 우삼겹을 써는데 머릿속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우삼겹과 베이컨 차이는 무엇일까?


그리고 뒤이어 스스로 모양만 보고 소고기와 돼지고기 차이까지 무시했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글을 쓰며 검색을 시도하다가 다음 내용을 찾았습니다.

애초에는 밥을 먹기 위해 빨리 해결하려는 마음이었지만, 이렇게 한발 한발 하면서 재료의 특성을 익히는 식으로 아기 발걸음을 디디면 흥미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단박에 요리가 재밌다고 느낀 것은 아닙니다.


그저 '어! 두부는 어떻게 썰라고 설명이 없네. 선호하는 크기가 없으니 좋아하는 숫자를 섞어 4x6으로 썰어야겠다.'하고 응용하는 정도였습니다.

우삼겹을 냄비에 복으라고 했을 때는 '기름도 없이 하면 눌어붙지 않나'하고 걱정했지만, 레시피를 따라 하는 제 습관을 그대로 따랐습니다. 오래전에 아내 미역국을 끓일 때 했던 행동이 어렴풋하게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요리가 되어 가는 신기함

된장과 물을 넣어 베이스를 만들었습니다.

라면 끓이면서 시간 조절이 중요하다고 믿어왔기 때문에 레시피를 보고 타이머도 활용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고명을 넣는데 잘 썰어진 덕분에 그럴싸한 비주얼이 만들어지네요.

뿌듯함이 느껴지지는 않고 신기함과 밀키트의 편리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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