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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Oct 20. 2023

언어로 빚는 살리는 힘을 조직하는 능력

묻따풀 2023

<한국사람에게 사람이란?>을 묻따풀 할 때 다음과 같이 추정한 부분에 대해 최봉영 선생님과 통화한 후에 풀어낸 부분을 자기화한 지식 기록입니다.

자연의 닮아 살리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가 태양처럼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도 아니고 식물처럼 먹이사슬로 살리는 힘을 제공하지도 않습니다. 그렇다면, 살린다는 무슨 말일까요? 단서는 '살리는 힘을 살려서'에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정확한 의미를 당장 이해할 수는 없기에 일단 비약을 무릅쓰고 직관에 따르면 이해가 통합니다. 이는 의미 혹은 가치를 살려 '허구의 세상'을 만드는 것이고, 최봉영 선생님의 표현에 따르면 '문장놀이'에서 펼쳐지는 세상이라 생각합니다.


살리는 힘을 조직하는 힘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깨달은 바는 갖가지 살리는 힘에서 '문장놀이'에 이르는 가운데 중요한 특징을 하나 빠트렸다는 사실입니다. 우선 살리는 힘이라고 말하면, 우리가 가진 생명력과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혹은 우리가 가공한 외부의 에너지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백과사전을 찾아보니 헛다리를 짚은 것인데 상식적 개념이라 생각했던 생명력은 지엽적인 사전에서만 볼 수 있었습니다.[1]

한편, 생명력을 외부에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에너지를 함께 떠올렸습니다. 에너지 검색 결과는 좀 다른 인상을 줍니다.

일단 기존 지식체계와 연결은 포기하고 직관 수준에서 묻따풀을 하기로 합니다. 살리는 힘은 생명력과 에너지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2] 나는 물론이고 드러난 모든 것들과 남들 역시 살리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물과 다른 동물들과 인간이 다른 점은 이러한 살리는 힘을 조직화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물질을 바꾸는 연금술과 협동을 만들어 내는 조직력

선생님은 조직하는 힘의 활용 사례로 연금술을 들었습니다. 물질을 변환하여 새로운 물건을 만들고 불가능했던 일을 가능하게 하는 문명 현상이 바로 살리는 힘을 조직하는 능력에 따른 부대 효과입니다. <오리진Origins을 읽고 생각 기록하기>를 쓴 탓에 역사적으로 지질과 기후의 변화에 따라 인간이 만들어 온 세상 그리고 그 힘이 된 조직하는 능력이 금세 떠올랐습니다.

사실 <문장놀이>란 글을 쓸 당시인 2년 전만 해도 선생님이 전하려는 그 의미가 잘 와닿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놀이란 말에 대한 강한 선입견이 작용한 듯한데, <재잘거림과 언어논리는 두뇌에 깃든 선천적 능력>을 쓰면서 놀이가 '재잘거림'이라는 선천적 본능을 풀어내는 활동을 담은 말로 이해할 수 있게 된 듯합니다. 놀이란 말에 담우 둔 선입견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었다는 것이죠.


그리고 또한 최근에 박문호 박사님 영상을 보면서 현상을 빚어내는 기본 단위가 언어란 사실을 배웁니다. 이를 통해 비로소 문장놀이의 위력을 깨닫습니다.


고마움에 다다르는 사람의 길

한편, 최봉영 선생님의 살리다의 설명은 고마움에 대한 어원으로 이어졌습니다. 메모를 하며 듣지 못한 탓에 흐름을 온전히 따라가지는 못했습니다. 짐작하기에는 모든 살리는 힘의 임자가 내가 아니기에 '쪽인 나'로서 우리가 이룬 것에 대해 고마움을 가져야 한다고 풀었습니다.


그리고 그 고마움은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라 느끼려고 노력해야 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일단, 여기서 우리말 어원을 처음 들었습니다. '고마경', '고마하다' 등을 말씀하셨는데, 고마경을 찾아보니 '고마'는 '‘공경’의 옛말'이라고 하고, 敬을 '고마 경'이라고 했던 듯합니다. 그리고 '고마하다'의 어원을 '‘공경하다’의 옛말'로 풀이하는 기록이 있었고, '고맙다 어원'을 키워드로 구글링 하면 다음 풀이가 나옵니다.

주석

[1] 구글링 결과도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2] 찜찜할 정도로 모호한 구분인데, 생명력이 내부 에너지가 된 상태인지 외부의 에너지를 말하는 것인지 관계를 칭하는 것인지 불분명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주제를 푸는 데에 큰 문제가 없다고 보아 그대로 둡니다.


지난 묻따풀 2023 연재

1. 한국말에서 위함과 바람과 꾀함과 보람

2. 욕망하는 두 개의 나: 온인 나와 쪽인 나

3. 사람으로 살아가는 네 가지 일

4. 두 가지 온인 나 그리고 쪽인 나로 살필 여섯 가지

5. 사람들이 한국말로써 세상을 담아내는 방식

6. 사람들이 영국말로써 세상을 담아내는 방식

7. 한국사람에게 힘은 무엇을 말하는가?

8. 영국말로 세상을 담아내는 방식을 활용해 보자

9. 영국말에서 있음, 꼴됨, 이됨, 일됨 살펴보기

10. 언어에 대한 일반이론

11. 한국말은 어떻게 나눠지는가?

12. 한국말에서 문장은 곧이말을 풀어내는 것이다

13. 한국말에서 자유란 무엇인가?

14. 한국사람에게 사람이란?

15. 한국사람에게 나 그리고 인간(人间)은 무엇인가?

16. 한국사람이 임자로 살아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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