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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Oct 16. 2023

한국사람에게 사람이란?

묻따풀 2023

이 글은 최봉영 선생님이 페이스북에 쓰신 글을 가지고 스스로 묻고 따져 풀은 기록입니다.


한국사람에게 사람이란?

단어 자체에 들어 있는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람이라는 말의 어원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말에서 사람은 ‘살다’, ‘살리다(살+리+다)’에 바탕을 두고 있는 말이다. 사람은 온갖 것이 가진 살리는 힘을 살려서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임자를 말한다.

그리고 선생님의 풀이를 보면 '살다'와 '살리다' 두 가지 표현 모두가 중요합니다. 스스로 살기도 하지만, 살리는 역할을 하며 살아야 사람다운 삶을 살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다소 의외의 문장입니다.

사람이 온갖 것이 가진 살리는 힘을 살려서 살아가는 것은 말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의 닮아 살리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가 태양처럼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도 아니고 식물처럼 먹이사슬로 살리는 힘을 제공하지도 않습니다. 그렇다면, 살린다는 무슨 말일까요? 단서는 '살리는 힘을 살려서'에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정확한 의미를 당장 이해할 수는 없기에 일단 비약을 무릅쓰고 직관에 따르면 이해가 통합니다. 이는 의미 혹은 가치를 살려 '허구의 세상'[1]을 만드는 것이고, 최봉영 선생님의 표현에 따르면 '문장놀이'에서 펼쳐지는 세상이라 생각합니다.[2]


언어는 뇌를 진화시키고 문화와 문명을 만들었다

사람은 소리와 뜻을 하나로 아울러서 무엇을 어떤 것으로 여기는 말을 만들어서 갖가지로 생각을 펼친다.

위 문장은 낮에 박문호 박사님 영상을 보지 않았다면 무심코 지나갔을 듯한 내용인데, 영상에서 받은 자극 탓인지 굉장히 뇌과학적이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사피엔스는 언어로 인해 뇌의 구성까지 침팬지와는 다르게 진화한 듯합니다. 그리하여 바로 그 말로 인해 문()화와 문()명을 일굽니다.

사람은 생각을 펼치는 힘에 기대어서 문화를 가꾸고 문명을 일구는 일을 해왔다.  


마무리와 복습

뒤이어 나오는 '나'를 풀이하는 구절을 이 글과 묶기에는 분량이 많은 듯하여 일단 여기서 끊습니다. 선생님의 글을 처음 볼 때 휴대폰에서 낙서(?)하듯 메모를 남겼던 내용을 되짚어 보며 빠트린 부분이 있나 살펴봅니다.

'살리는 힘을 살려서'가 되려면 일단 임자여야 하네요. 임자에 대해서는 작년에 <차려서 사는 임자의 사는 얘기>에서 따져 본 일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임자란 표현 자체에 대한 설명만 다시 옮겨 봅니다.

한국사람은 이것과 다른 것이 함께 할 때, 함께 함의 잣대가 되는 이쪽이 나름의 줏대를 갖고서 다른 쪽과 함께 하는 경우에, 나름의 줏대를 가진 이쪽을 ‘임자’라고 부른다. ‘임자’는 ‘님자=님+자’로서, 이쪽이나 저쪽으로서 함께 하는 어떤 것이 나름의 줏대를 갖고서 함께 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임자는 차리는 주체란 사실이 굉장히 중요한 특성입니다. 한편, 공교롭게 낮에 드러커의 놀라운 글을 읽었는데 거기서도 정체성에 대한 질문의 중요성을 배웠습니다. 정체성에 대한 질문은 임자가 차리는 일을 돕습니다. 묻따풀의 시작이 묻기란 점이 그 단서이기도 하죠.


한편, 위 메모에 있던 '생각'도 빠트렸네요. 생각을 다시 떠올렸더니 대번에 최봉영 선생님의 그림이 떠올랐습니다.


주석

[1] 여기서 허구란 <사피엔스>의 유발 하라리가 쓴 표현입니다.

[2] 박문호 박사님 표현을 빌면 '현상적 세계'를 구축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지난 묻따풀 2023 연재

1. 한국말에서 위함과 바람과 꾀함과 보람

2. 욕망하는 두 개의 나: 온인 나와 쪽인 나

3. 사람으로 살아가는 네 가지 일

4. 두 가지 온인 나 그리고 쪽인 나로 살필 여섯 가지

5. 사람들이 한국말로써 세상을 담아내는 방식

6. 사람들이 영국말로써 세상을 담아내는 방식

7. 한국사람에게 힘은 무엇을 말하는가?

8. 영국말로 세상을 담아내는 방식을 활용해 보자

9. 영국말에서 있음, 꼴됨, 이됨, 일됨 살펴보기

10. 언어에 대한 일반이론

11. 한국말은 어떻게 나눠지는가?

12. 한국말에서 문장은 곧이말을 풀어내는 것이다

13. 한국말에서 자유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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