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호 박사님에게 배우기
<관계와 수학의 연산 그리고 연기>에서 다룬 내용 뒷부분의 영상에 또다시 감탄할만한 멋진 표현이 나옵니다.
박문호 박사님은 의미의 세계가 대표젹인 현상론적 세계이며, 지혜 역시 현상론적 세계라고 설명합니다. 앞선 박사님 표현이 문학적이란 느낌을 주어 찾아본 네이버 지식백과의 검색 결과 따르면 문학 역시 분명하게 현상론적 세계인 듯합니다.
현상론적 세계의 중요한 특징은 모든 곳에 통용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영상의 자막에는 '것이'라고 표기했는데 박사님 발음에 따른 실수가 아닐까 싶습니다.[1]
'모든 곳에 통용되지 않는다'에서 그간 중요하게 생각했던 서로 다른 내용들이 연결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글로 끄집어내어 정리를 시도해 봅니다. 하나는 제가 좋아하는 BoundedContext 개념입니다. 바로 맥락에 따라 언어나 기호를 써야 소통이 되기 때문에 BoundedContext 개념을 좋아했던 것이고, 이는 박문호 박사님 식으로 표현하면 'Ubiquitous Language'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맥락 구분이라는 지혜는 소프트웨어 개발이 아닌 일반적인 대화에서도 효용성이 있다는 점을 증명한 그림이 바로 <성공적 대화를 돕는 그림>입니다.
2016년 오프라인 발표 이후에도 수포자인 주제(?)에 스스로 틈만 나면 활용했던 함수형 인간 프레임워크의 효용성도 깨닫습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 느닷없이 주어진 지식을 내 관심사와 연결하여 의미 혹은 가치 판단을 하는 행위를 함수 형태로 기호화한 그림입니다.
이와 같이 생소한 지식을 이미 알던 지식과 연결할 때 혹은 서로 다른 체계에 속한 것이라고 여겼던 요소들을 연결할 때 나도 모르게 함수형 인간 프레임워크를 써온 듯합니다. 모든 곳에 통용되지 않기 때문에 매핑 혹은 변환 과정을 통해서 통용시킬 방법을 찾아온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현상적 세계와 달리 공리와 정리가 있는 수학과 과학의 세계는 물리적 세계를 설명합니다. F=ma가 (거의) 항상 통용되는 세계는 현상적 세계가 아닙니다.
이 둘을 구분하는 것은 어쩌면 제가 오랫동안 직면(直面)을 익혀온 이유일 수도 있고, 한스 로슬링의 선물인사실충실성(Factfulness)을 달성하는 첩경이기도 하며, 제가 Data Driven 연재를 꾸역꾸역 이어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1] 이전 글에서도 '동의 반복'을 예로 들어 박문호 박사님 발음이 낳은 오해에 대해 쓴 적이 있습니다. 발음과 더불어 박사님의 빠른 말도 내용을 이해하는 데 장벽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미 다 년간 들으며 익숙해졌는데, 최근에 아내에게 영상을 들려줬더니 남자가 왜 이렇게 말이 빠르냐고 놀랐습니다. 평소 유튜브나 넷플릭스 영상은 1.25 혹은 1.5배로 보는 아내인데, 박문호 박사님 강의는 0.75 배속으로 하니 보통 속도로 느껴진다고 했습니다.
3. 집합론적 사고는 여러 가지를 동시에 해결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