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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Oct 12. 2023

우연하게 만난 수학의 필연성과 논리적 추론

박문호 박사님에게 배우기

<월말김어준>을 통해 박문호 박사님을 알고 팬이 된 것이 벌써 2년 반이 지났습니다. 최소한 한 달에 한 번은 팟빵으로 만나다가 최근에 박문호 박사님 유튜브  추천을 통해 접하면서 연재를 결심했습니다. 첫 번째 글은 박문호 박사님 영상이 아니라 영상에서 소개한 콘텐츠를 다룹니다.


신은 믿지 않지만 수학은 믿어야 하나?

박문호 박사님이 공개적으로 칭찬한 파깨비TV의 영상입니다. 영상을 틀고 1분이 조금 더 지날 즈음에 화면을 멈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영상을 보기 직전에 나름의 사정이 있어 '옳고 그름에 매달리지 말자'라고 반성한 뒤라서 그렇습니다.[1]

사람 모두에게 자유가 있다고 인정한다면, 옳고 그름은 각자가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믿고 있지만, 오랜 습관으로 저 역시 내 생각을 고집하는 것을 넘어 강요하거나 다른 사람 생각을 부정하기 일쑤란 점을 반성한 것이죠.


그런 직후에 '수학'은 절대로 옳다는 주장을 보니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동의 반복, 동어 반복

박문호 박사님 영상에는 '동의 반복'이라고 나오지만, 파깨비TV에서는 '동어 반복'이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월말김어준을 쭉 들어온 사람은 꽤나 익숙한 박문호 박사님 사투리가 초래한 현상이라 생각합니다. 아무튼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은 같은 말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새롭고 복잡한 질리를 찾아낸다는 점입니다. '동어 반복' 속에서 '옳으면서 무궁무진함'을 찾을 수 있다는 발상이나 정리가 매력적입니다.


여기서 저 역시 파깨비 님께 단번에 꽂힐 듯한 자극을 주는 매력적인 정의가 등장합니다. 바로 '수학 삼각형'입니다.[2]


모든 수학 지식은 당연하게 느껴져야 한다

내가 수포자였음을 다시 확인하는 내용이 등장합니다. 예에 등장하는 공식들에 대해 저는 당연하다고 느껴본 일이 없으니까요. 당연하게 느껴지지 않으면 수학을 이해한 것이 아니라 암기한 것이라고 합니다. 탁월한 설명이란 느낌이 듭니다.

수포자였지만 저도 죽기 전에 한번 느껴 보고 싶은데 의지를 믿을 수는 없고, 두 아들의 성장 과정에 맞춰 함께 배워가는 식으로 익히면 충분한 동기부여가 될 듯합니다.


논리적 추론: 현대 삼단 논법

10여 년 전에 제가 수포자가 아니라고 말씀하시던 임춘봉 훈장님[3]은 그 근거로 제가 논리적 추론을 익숙하게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저는 20대 중반부터 비교적 일찍 대규모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에 설계자(컨설턴트 겸직)로 참여하면서 모르는 것을 빠르게 익혀야 하는 환경에 놓였습니다. 그런 직업 환경이 수학과는 무관하게 논리적 추론을 하는 법을 익히도록 유도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경험이 있던 터라 그런지 아래 정리는 꽤나 명쾌하고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현대 삼단논법은 몰랐지만, 직업적 생존을 위해서 빠르게 새로운 지식을 익혀 설계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아는 것에 의존해서 확실한 방법을 찾아야 했겠죠.[4]


논리적 추론과 아기 발걸음

그리고 아래 설명이 나오는 부분을 듣다 보면 '아기 발걸음'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아기 발걸음은 시행착오가 필수인 낯선 일을 할 때 제가 취하는 행동 패턴입니다. 파깨비 님의 영상에서는 '빈칸'에는 무엇이든 들어갈 수 있어서 논리적 추론도 패턴이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논리를 넘어 행동에도 적용 가능하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마치며

이 글은 최초 의도와 전혀 다른 내용을 다루었지만, 그냥 산책하듯이 즐기며 보고 듣고 썼습니다. 수포자 극복을 위해 파깨비TV를 더 보게 될 듯하다는 느낌이 있었지만, 일단은 느낌으로 두고 다음 글에서 연재를 시작한 동기가 된 영상에서 배운 점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주석

[1] 전후 대한민국은 군사정권이나 친일세력들이 기득권으로 집권했던 탓에 역사적으로 이념에 휘둘리도록 공교육과 가정교육 환경이 구성되어 왔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 이념에 갇힌 사고를 혐오하지만, 이념 문제가 아닌 다른 사안을 두고 절대적인 옳고 그림을 따지느라 시간을 낭비한 세월이 깁니다. 사실을 두고 옳고 그름을 따질 수는 있지만, 믿음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지는 일은 결과적으로 신을 믿는 일과 같고, 그것은 모두 미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종교를 가진 분들께서 듣기에는 불편할 수 있지만, 최근 몇 년간 과학을 접하며 그리고 그 직전에 천주교 전례 활동을 3년간 열심히 한 경험들을 압축해서 정리한 생각입니다.

[2] 2020년 <x의 즐거움>을 읽고 한동안 수학 책에 빠져서 호들갑을 떨던 시절이 있었는데, 다시 반복되는 것이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3] 장기 프로젝트가 한창이던 2013년 즈음에 퇴근 후 프로젝트 인원 중에 희망하는 사람들과 임춘봉 훈장님이 소개하신 수학책으로 스터디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4] 저의 직업적 생존기와 수학의 차이점은 돈을 벌기 위한 활동이 동기였다는 점이냐 아니냐라고 말할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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