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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Oct 28. 2023

모방은 최고의 스승이니 모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두 아들과 함께 배우기

모방은 최고의 스승

큰 아들은 작년부터 '종이샘'이던가 하는 유튜브 채널을 열심히 구독하더니 색종이로 팽이는 접는데 (아빠가 보기에는) 달인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유치원 다니는 둘째가 따라 하기에는 무리인 난이도로 보였는데, 어느 날 보니 둘째도 부쩍 실력이 늘었습니다.

위 사진에서 왼쪽이 둘째 작품인데, 형을 따라 하며 뜻대로 되지 않자 짜증을 내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역시 반복에는 장사가 없는 듯합니다.


2006년 만 해도 중국은 모방과 짝퉁으로 알려진 나라였는데, 지금은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사실 우리나라도 7, 80년대에는 중국과 같은 길을 걸었는데, 이제 반도체 같은 분야에서는 첨단을 걷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방의 위력을 아이들 개인에게 적용해도 비슷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부모가 아는 방법을 가르치며 도리어 난이도를 높이는 방법보다는 더 자주 하도록 분위기나 환경을 만들어 주는 노력이 더 효과적이라는 이치를 배웁니다.


축덕 아들이 스스로 행하는 모방

제가 축덕이라는 점도 하나의 환경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평소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손흥민이나 김민재 경기 하이라이트를 보여주고, 최근에는 축구 콘텐츠 몇 편도 보여주었더니 아이가 스스로 포메이션을 흉내 내고 있었습니다.

더불어 <두 아이가 처음으로 그린 우리나라 지도>에서 소개했던 박문호 박사님 영상에 나온 내용도 떠오릅니다. 두뇌는 자연스럽게 지식을 연결시키는 본성을 갖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아이의 행동은 바로 그러한 두뇌의 본성이 발현된 사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아이를 지켜보는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아이가 유니폼 넘버를 모른다는 점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아이가 울상을 지으며 저에게 알려 달라고 합니다.


축덕인 탓에 네이버 스포츠에서 최근 경기 라인업을 찾는 법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런 저의 경험과 아이의 호기심에 맞춰주는 행동이 앞서 말한 대로 아이에게 자기 주도 학습 환경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후에 아이는 김민재가 속한 바이에른 뮌헨 라인업도 알려 달라고 했습니다. 아이가 종이에 두 팀의 라인업을 그릴 때까지 그대로 지켜보았더니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아이는 자신이 보던 하이라이트의 중계와 해설을 흉내 내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손흥민이 속한 토트넘이 바이에른 뮌헨에게 8-1로 이겼다는 소식을 알려 주었습니다. :)


자연스럽게 펼치는 선의의 경쟁

상대적으로 축구에 대한 관심이 적은 큰 아이도 둘째의 작품에 승부욕을 느꼈는지 아래와 같은 그림을 그린 후에 저에게 바이에른 뮌헨의 포메이션을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아이에게 반복을 낳는 환경이 되어 주기

큰 아들에게 물어보니 '종이샘'은 이미 오래전에 졸업(?)했다고 합니다. 지금 보는 채널은 네모아저씨라고 하네요.

여하튼 여기서 전하고 싶은 말은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두라는 점입니다. 그다음은 아이에게 맞기는 것이죠. 박문호 박사님의 학습에 관한 영상에서 들은 멋진 말로 마무리를 합니다.

반복은 위대함을 낳습니다.


지난 두 아들과 함께 배우기 연재

1. 영어 문장 AI가 알아듣게 읽기 놀이

2. 다른 사람 마음은 짐작하지 말고 물어보기

3. 태극기가 소환한 기록, 기록이 돕는 경험

4. 사전 보는 습관 아이에게 물려주기

5. 아이에게 직관적으로 식(式)을 느끼게 하기

6. 어떻게 하면 아미그달라를 이겨낼까?

7. 두 아이가 처음으로 그린 우리나라 지도

8. 아이의 자기 주도 학습을 도우면서 나도 배우기

9. 축구에 대한 흥미를 학습에 활용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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