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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Sep 02. 2023

아이에게 직관적으로 식(式)을 느끼게 하기

두 아들과 함께 배우기

아이가 유치원에서 과학 교구를 받아왔습니다. 구성을 보니 혼자서 할 수 있는 교구가 아니었습니다. 사실상 부모와 함께 하는 숙제네요.

아이가 설명을 보았는지 아니면 듣고 왔는지 물을 부은 후에 물체를 두 개의 비커에 넣었습니다. 이대로 그냥 두면 물장난으로 그칠 듯했습니다.


직관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식(式)의 모양을 구성하기

<구구단 모르고도 곱하기 공부하기> 이후 아주 오랜만에 식(式)을 써 볼 기회란 생각에 오랜만에 순발력을 발휘했습니다. 일단, 주사위를 담은 비커만 다뤄보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보이는 그대로 식을 쓰도록 유도했습니다. 제가 불러주고 아이가 몸으로 기억하도록 쓰게 했습니다.

일단 아이가 식을 쓰긴 했는데 숫자가 아닌 물과 주사위가 숫자로 바뀌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까 궁리하는데 제가 좋아하는 책이 눈에 띄었습니다.


단위에 대한 기억 심어주기

아이에게 책 제목을 읽어 보라고 했습니다. '단위'라는 글자를 처음 접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일단, 아이가 이해할 리는 없지만 기억에 흔적을 남긴다는 의미에서 간단히 '단위'에 대해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그렇게 단위를 적용하면 처음에 넣은 물의 양인 20을 쓸 수 있다고 말해 줍니다. 그리고 역시 아이가 쓰면서 개념은 몰라도 몸이 기억하게 합니다.

그러고 나서 주사위 숫자를 물어도 유추하지 못하길래 빼기를 넣은 다른 식을 쓰게 했습니다. 아직 이해가 가지 않는 아이의 표정을 보고 (전처럼) 아이가 좋아하는 계산기 앱을 동원했습니다. 이유는 잘 모르겠으나 확실히 손맛(?)을 좋아합니다. 열심히 누른 후에 자신 있게 9라는 결과를 말합니다.

창의는 재미에 의미를 더하는 일이라는 계명(?)은 앞으로도 잊지 않을 예정입니다. 의미를 찾지 못하더라도 재미없는 공부를 시키지 않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한 번의 반복을 만들어 보기

같은 방법으로 지우개를 넣은 비커도 식으로 만들어 봅니다.

똑같이 하고 나서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이해가 가냐고 물었더니, 아이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럼 전혀 이해를 못 했는지 물었더니 뜻밖에도 확실하게 이해했다고 답을 합니다. 하지만, 계속하려고 하지는 않아서 이 정도에서 멈춥니다. 그래도 두 개를 했으니 한 번은 반복을 했다는 사실에 만족하기로 합니다. 추억 그 자체가 기억이지만, 잊을 수 있으니 이렇게 여기에 기록을 남겨 기억을 강화합니다.


아이에게만 기억 강화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함께 배우려는 저에게도 필요하니까요.


지난 두 아들과 함께 배우기 연재

1. 영어 문장 AI가 알아듣게 읽기 놀이

2. 다른 사람 마음은 짐작하지 말고 물어보기

3. 태극기가 소환한 기록, 기록이 돕는 경험

4. 사전 보는 습관 아이에게 물려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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