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과 함께 배우기
유튜브 추천에 따라 박문호 박사님의 기억력에 대한 영상을 봤습니다. 거기서 세계사 공부가 기억으로 남으려면 세계 지도를 그리는 방법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한 부분이 인상 깊어서 한번 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몇 시간 후에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항상 비슷한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지도를 보여 주며 한번 그려보겠느냐고 제안했더니 아이가 도전했습니다. 아래 그림은 아직 유치원에 다니는 둘째가 그린 그림입니다.
포켓몬 덕분에 한글을 익혔지만, 보고 그리는 식이라 '도'의 경우는 거꾸로 쓰기도 합니다.
둘째가 그리고 있으니 큰 아이도 따라 합니다. 학교에 다닌 2년의 시간이 드러납니다. 제가 휴대폰으로 보여준 사진을 요리조리 살피더니 접경의 중국과 일본 땅도 그렸습니다.
지도에 이름도 붙이고, 동서남북 방향도 표기합니다. 모두 스스로 알아서 그린 내용이라 아빠로서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고무적인 사실은 두 아이가 하루가 지난 후에도 반복해서 그린다는 사실입니다. 아직 흥미를 잃지 않았다는 사실이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큰 아이에게는 '비율'을 고려해서 서로 크기가 맞게 그려보라고 주문합니다. 배운 적이 없는 단어이지만 제가 설명을 해 주니 어감을 아는 듯합니다.
그러는 중에 영상에서 언급한 옷걸이처럼 연결되는 기억의 특징을 활용할 수 있는 대상이 우연히 등장합니다. 마침 처가에서 머무는 중이었는데, 아이들 장난감을 담아 두는 상자가 경북 사과 상자였습니다. 아이들이 모두 몇 차례씩 경상북도를 그리고 글자를 쓴 이후인지라 '경북'이 경상북도의 약자라고 말해준 후에 저 사과는 어디서 난 사과겠냐고 질문하면 대번에 맞췄습니다.
아마도 아이들이 한동안 경북 사과를 기억할 듯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즉흥적으로 한 시도가 꽤 유효한 다음(?)을 만들어 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