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공학과 인문공학도구 1호
이틀 연속 아래 벤 다이어그램을 대화 중에 활용했다. 동료중에 한 분이 이름을 붙여달라고 했다. 오호... 자주 쓰이면 이름을 붙여줘야 한다. (아직도 anonymous 상태로 그냥 뒀다니!!!!!!
동료가 이름에 진심인 나를 깨웠다.
<흔한 프로그래머의 작명에 대한 사뭇 진지한 이야기>篇을 보면 2018년 코딩은 안했어도 개발자들의 작명을 돕던 흔적이 남아 있다. 그리고 최근 8번째 생일을 지난 첫 아이의 이름은 그가 태어나기 수 년 전에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를 볼 때 정했다. 자신의 백성을 지키기 위해 아버지에 저항하는 아들, 리도(세종의 이름)를 보며 나의 아들 이름을 정했다.
암튼 내가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름을 깨우쳐주셨으니 생각해보자. 이름은 무엇인가? 이름은 정체성 혹은 목표를 나타낸다. 벤 다이어그램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그림이 목표하는 바는 무엇인가? 성공적인 대화 돕기다.
그래서 이렇게 지었다.
그런데 일주일 사이에 동료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꼭 벤 다이어그램이어야 하냐? 당연한 것 아니냐고 대답했는데, 지금보니 꼭 굳이 길게 써야 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고쳤다.
이미 그림에 대강의 설명이 나와 있는지라 읽는 법만 설명한다. 맥락을 셋으로 나누어 대화를 해야 한다. 평소 대화가 어려운 상대와 대화할 경우라면 사전에 준비하기를 권한다.
내 경험안에서 전달력을 늘리는 방법은 세 가지를 주로 사용했다.
사전 아젠더 공유
뭔가 보면서 말하기
모르면 즉시 묻기
첫 번째 효과를 본 방법은 사전 아젠더 공유인데,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회의 소집은 가능하면 스스로 했다. 그래야 아젠더 설정을 하기 유리하고, 꼭 필요한 사람만 참여시켜 시간도 아낄 수 있다. 그런 환경이 전달력을 높이는 준비이기도 하다. 이렇게 조치를 한 후에 회의에 참석하면, 회의를 마치고 아젠더를 기준으로 회의에서 할 말을 모두 다루었는지 판단할 수 있다.
두 번째 방법은 인도 업체와 일할 때 prasad prabhakaran에게 배운 방법이다. 그는 거의 모든 회의에서 시작할 때 이렇게 말했다.
Look at the same page
처음에는 뭘보자는 것인지 싶었고, 상대적으로 자기 주장이 강한 인도 엔지니어를 다스리는 방법인 줄 알았다. 수 년 후에 도리어 그가 얼마나 다자 소통에 능한 사람이었는지 깨닫는다.
마지막으로 모르면 즉시 물어야 하는데, 직업 초년에는 소심한 성격 탓인지 머뭇거리며 낭비한 시간이 많았다.
전자에 비해 나 역시 약하여 훈련 중인 부분이다. 지난 주말도 아내와 좋은 분위기로 대화하다가 말을 끊어 경고를 받았지만, #꾸역꾸역 수행중인 원칙이 '끝까지 듣기'이다. 그리고 나서 바로 앵무새처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제가 이해한 부분이 맞을까요 하는 식이다. 한편 올해 다시 읽는 중인 <당신이 옳다>에 나오는 교훈처럼 먼저 듣고 상대방 입장에서 공감해주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