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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에 맞서는 네이버의 커머스 전략을 읽으며 떠오르는 생각을 정리합니다.
기자는 관심을 끌기 좋은 두 기업의 경쟁구도를 커머스 업계에 파란을 일으킨 신생 업체와
국내 1위 IT기업의 격돌로 설명합니다.
옛일이 생각납니다. 모유통 기업의 혁신 프로젝트에 참여할 때, 두 곳을 벤치마크했던 경험이죠. 당시 쿠팡은 경영진에서 아주 관심을 보였습니다. 4년 넘게 해당 프로젝트를 참여하면서 경영자와 만나거나 보고하는 일이 잦았던 터라 쿠팡을 경영진의 시각에서 볼 수 있었죠. 2가지 분명한 특징이 보였습니다.
하나는, 대기업은 할 수 없는 방식 예를 들어 합법이 아닌 수단까지 동원하여 성장하는 일입니다. 영업용이 아닌 트럭을 확보하여 배송망을 키우는 모습에서 아마존스럽고, 대기업은 자본이 있어도 할 수 없는 일은 하는구나 싶었습니다.
두 번째는 비상식적인 속도감이었습니다. 이건 고성장 스타트업만 가능한 일입니다. 주주나 이해관계자가 다루인 곳에서는 객관적인 설명없이 비상식적인 투자를 할 수 없으니까요. 특히, 쿠팡의 물류 투자는 이들을 지켜보는 곳에서도 시도해보고 싶지만 따라 할 수 없는 속도와 방식이었습니다.
반면 네이버는 달랐습니다. 지금의 스마트스토어 기능에 준하는 서비스를 무려 8년전에 거의 다 만들었지만 사업을 공격적으로 하지 않았습니다. 주변에서는 골목상권과 대형마트가 대립하는 상황이 국민적 관심을 끌던 때라 속도 조절을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기자의 대결 구도 설명 문구는 이런 기억을 소환했습니다.
또한, 기자의 비유는 꽤 그럴싸합니다. 네이버를 건물주에 비유합니다. 입주자들을 늘리기 위해 생태계 확장 중심의 전략을 짠다는 해석이죠. 이 내용을 보니 또 과거에 조사했던 NBP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당시 네이버가 포털 서비스를 하면, 업의 특징을 부동산과 유사하다고 판단한 설명이 짜릿했습다. 거기에 제 해석을 조금 덧붙이면 전통적인 부동산과 다른 두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물리적 공간을 다루지 않고 사람이 모이는 인터넷 공간을 판다는 점에서는 가상 부동산이란 점이 하나요, 두 번째는 기저에 인프라 운영 기술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당시 인프라를 운영하는 회사의 이름에 비즈니스가 들어간다는 사실에 감탄했던 일이 기억납니다. 지금 찾아보니 네이버클라우드 주식회사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2017년부터네요.
네이버의 경쟁력으로 기자가 지적한 내용은 두 가지 입니다.
쿠팡보다 낮은 수수료
빠른 정산
제가 SaaS 기업을 경영하는 입장이다보니, 이 두가지가 얼마나 이루기 어려운 조건인지 체감합니다. 특히, 배송완료 익일 정산은 정말 꿈의 경지인데, 자금력과 규모의 경제를 갖춰야 하니까요. 결국, 생태계 확장이란 길이 규모의 경제와 바로 대응하기 때문에 네이버의 길은 전략적 수준에서는 명확해보입니다.
그리고, 네이버가 약점인 물류쪽에 대해서 최근 투자와 제휴가 가시적인 부분은 재론할 필요가 없을 듯합니다.
이쯤되니 한국의 Shopify를 꿈꾸는 네이버라는 구호는 매우 명료합니다. Shopify를 아시는 분이라면 이해가 쉬울 듯합니다. 한편, 그러기에 적어도 한국에서는 네이버가 Shopify를 앞설 듯합니다. 네이버가 물류 등의 기반을 이미 확보하고 나면 Shopify가 한국에 진출해서 규모를 만들기는 어렵다 생각합니다.
반면, 제대로 아마존을 따라한 듯한 쿠팡은 이미 한국의 아마존과 같지 않나 싶습니다. 많은 분들이 우려한 '밑 빠진 독에 물붓기수준의 투자' 부작용을 극복하며 고객(소비자) 마음속에 견고하게 자리하는 브랜드가 될지가 중요할 듯합니다.
쿠팡은 아마존과 같이 고객 지향입니다. 달리 말하면, 판매자 입장에서는 쿠팡보다 네이버가 친화적이죠. 그렇게 생각을 하다 보면 두 회사가 직접 경쟁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듯도 합니다. 사실 회사간 경쟁은 소모적인 발상이라고 봅니다. 환경이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만든다고 이해해야 생산적이란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