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영회 습작 May 15. 2021

설립자 경영과 어른이 될 시점

책과 대화하기 II

유명 벤처캐피털리스트가 쓴 책, <하드씽> 에 나오는 문장이다.

나는 처음으로 설립자가 회사를 운영하는 것의 중요성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나는 늘 그렇듯, 책 내용에 몰입했다가도 한발 떨어져 내 생활에 대응시켜 본다.

이 글도 그런 흔적이다.


요즘 사업을 구상하는 사람과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람을 자주 만난다.

스스로도 스타트업을 하지만, IT전문가로 활동했던 이력을 살려 다른 사람들을 돕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과 대화를 할 때, 

'이런 방식으로 하면 될 듯 한데' 하는 생각이 들지만 항상 그들에게 말하지는 않는다.


방법이 같아도 누가 실행 하느냐에 따라 실제 내용이 달라진다.

방법이라는 것은 각자의 생각이나 경험이 창출한 개념일 뿐

누가 누구와 어떤 상황에서 실행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너무나도 달라지는데 

종종 아이디어를 우위에 놓고, 실행의 힘을 간과하는 실수를 피해야 한다.


인용한 문장에서 '설립자'가 강조되는 부분은 사업체가 '의도한 방향' 에 맞게 경영을 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라고 이해했다. 전통과 규모가 있는 업체는 전문 경영인이 바뀌어도 그 기반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이 점을 반대로 생각하면 스타트업에서는 설립자가 회사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이 글에서 받은 인상은 회사 운영을 떠난 맥락에서도 음미해 볼 수 있다.

여러분이 무슨 일을 하던 대입해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로 글을 쓴다.


나는 7년 전쯤, 4년 가까운 시간의 장기 프로젝트를 하면서

결과물을 잘 만들어냈지만, 프로젝트는 실패했다는 자기 판단을 한 적이 있다.


그 이유는 나 스스로 문제 정의를 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목표가 불분명했다. 


프로젝트를 하는 이상 당연히 처음부터 목표가 없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프로젝트의 의마와 규모가 커지면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절충하며 목표가 모호해져갔다.

내가 프로젝트에서 결과를 만드는데 집중했고, 상반된 요구가 섞여 들어간 너무나도 모호한 결과물을 만들고 말았다.


다행스러운 점은, 그 후로 나는 목표가 불분명한 노력에 대해 경계하는 습관이 생겼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과거 경험을 음미해서 문장을 소화한 뒤에 또 아래 문장을 찾아 밑줄을 그었다.


마치 스스로 무한한 대역폭이라도 지닌 양 원하는 것은 모두 동시에 할 수 있다고 느끼고 있었다. <중략> 어른이 돼야 할 시점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을 우선시해야 했다.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고, 혹은 다양한 사람들의 요구때문에 버거울 때

선택과 집중을 하려면 어른스럽게 행동해야 할 수 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누군가의 제지가 아니라 스스로의 제지로

해야 한다고 느끼거나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는 것이기도 하니까.


다른 한편으로 

나는 두레이에 개인 칸반을 만들어 내가 하려는 일이 얼마나 잡다하고

다 모으면 얼마나 광대하고 그 중에 일주일에 얼마나 작은 양을 하고 있는지 

눈으로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서 시간의 흐름속에서

내 욕구와 습관이 실제로 어떻게 드러나는 볼 수 있는 장치를 만들었다.

시각화의 힘이다. 


개인적인 내용이 많아 화면 덤프를 했다가 올리지 않았다. (스스로 해보고 싶은 분은 연락을 하시면 도움을 드리겠다.)


책을 읽으며 나의 경험이나 일상과 연결해본다. 그리고 메모를 하는습관을 연재로 삼기로 했다. 

책과 대화하기 로 이름 붙이자. 이미 발행한 큰 나인 우리로 더불어 사람답게 에 이어 이번 글이 두 번째다.

이전 11화 대표가 남 탓하려면 창업을 하지 마시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