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대화하기 V
데카르트의 오류라는 책을 읽고 있다.
#월말김어준 에서 박문호 박사님 강의를 통해서 이 책을 알게 된 지라 그리 놀랍지 않은 내용이다. 여하튼 최근에 알게 된 사실이다. 감정과 느낌이 인간의 의사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 말이다.
나는 감소된 감정과 느낌이 엘리엇의 결정 능력에 실패를 안기는 역할을 했을지 모른다는 가능성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혹시 '당연하지' 하면서 '그래서 감정을 배제하고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거야'라는 분이 있다면, 당신은 무식한 꼰대라고 말해주고 싶다. ;)
아래 인용문에 대해 내가 붙인 제목이 뇌가 느끼는 사회적 압력이다. 그럴싸한 요약이다. ;)
이런 극적인 부조화를, 이들 검사의 조건이 실제 생활의 조건과는 몇 가지 상이점이 있다는 데 기초를 두고 설명했다. <중략> 실제 생활은 당신으로 하여금 선택을 하게끔 압력을 가하는 길을 가고 있다. 만일 당신이 그 압력에 굴복하지 않으면, 당신도 엘리엇과 같이 결정을 하지 않는 상태가 될 수 있다.
병원에서 검사를 받으면 정상적으로 사회생활을 할 수 있어야 하는 사람이 실제 생활에서는 확연하게 이상 행동을 보이는 점에 대한 연구를 데카르트의 오류 3장에서 다루고 있다.
나는 종종 객관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사람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혐오감을 느껴왔다. 그 이유는 분명하지 않다. 이 부분을 읽는데 혹시 그런 성향이 바로 주관이라는 말에 담긴 맥락을 저평가할 때 드는 느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스쳐간다.
아무튼 우리 뇌에는 사회적으로 적절한 결정을 하도록 돕는 부위가 있다는 사실을 책은 말하고 있다. 그 부위만 손상을 입으면 지적 능력과 운동 능력이 모두 멀쩡한데, 손상 전에는 사회적으로 원만했던 사람이 부적절한 결정을 하게 된다는 관찰에 대한 기록을 다룬다.
다양한 실험으로 의사결정이 정상을 넘어 우수한 수준에 도달한 사람인데도, 왜 일상에서는 부적절한 판단을 할까? 저자는 이런 심오한 고민의 끝에 아래와 같은 결론을 내린다.
계속되고 끝이 없는 실제 생활의 불확실한 전개
우리 삶의 비밀 하나를 마주한 기분이다. (그게 뭔지 여기서 다룰 수는 없고, 감탄과 음미는 독자의 몫으로 남기자)
3장은 아래와 같이 의미심장하게 마무리된다.
나는 감정과 느낌의 장애가 사회적 행위의 결함을 일으키는 데 무관한 방관자가 아니라는 강한 추정을 하게 되었다. <중략> 합리성rationality을 신경생물학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