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영회 습작 Oct 03. 2022

물건은 어느 방향으로 돌리는가?

아기발걸음 학습법의 응용

큰 애와 마침 점과 선의 관계에 대한 즉흥적인 복습을 하던 바로 그 아침에 둘째가 커피콩을 가는 아빠를 돕겠다고 했습니다. 아이는 멈출 때마다 분쇄기를 돌리는 방향을 몰라 이쪽저쪽을 시도해서 제가 알려줘야 했습니다.


시계 방향의 발견

조금 이따 아이가 다시 물었습니다.

아빠, 이 쪽이야?


그때 바로 방향을 인식하게 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전까지는 돌리는 방향을 행동으로 이어지게 하는데 만족했다면, 어느 쪽인지 개념으로 알려주려고 방법을 찾았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벽에 걸린 시계였습니다.

아이에게 시계는 어느 방향으로 돌아가는지 팔을 돌려해 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방향과 분쇄기 돌리는 방향이 같다는 사실을 인식시켰습니다. 그랬더니 아이의 질문이 또 이어졌습니다.

돌리는 것은 다 방향이 같아?


흥미로운 질문이란 생각에 아이의 질문을 따라갔습니다. 주변을 돌아보았는데 가장 먼저 문 손잡이가 보입니다. 아이에게 돌려보라고 했습니다. 시계 방향이네요.

또 다른 물건을 찾았습니다. 아이의 연필깍기도 옆에 있었습니다. 아이에게 돌리게 하여 시계 방향임을 스스로 확인했습니다.

다음부터는 아이가 찾으려고 나섭니다. 전자레인지도 시계 방향이라고 합니다. 오히려 제가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눈에 안 보여서 뭐가 시계방향이지 했더니, 아이는 평소에 레인지 안을 자주 들여다본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시계 방향으로 돕니다!


여는가? 닫는가?

둘째가 흥분해서 말하니까 첫째까지 끼어듭니다. 제가 다른 예도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찾는데 마침 생수병이 보였습니다. 첫째가 나서서 시계 방향으로 열린다는 예상을 내놓았습니다.

둘째가 돌려보니 반대였습니다. 시계 방향은 닫는 쪽이었습니다. 마무리는 둘째가 비디오를 찍어 달라고 하여 팽이 돌리는 모습을 찍었습니다. 물론, 팽이 돌릴 때도 시계 방향이라는 사실을 두 아이가 모두 인식한 후에 벌어진 일이죠.


작가의 이전글 아이의 관심사를 확인하는 아기발걸음 학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