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영회 습작 Oct 02. 2022

아이의 관심사를 확인하는 아기발걸음 학습

아기발걸음 학습법의 탄생

<'구체면선점' 대신에 배우는 사람 중심으로> 편에서 큰 아이와 시간을 보내려고 하고 있으면, 둘째가 다가와 자신에게 관심을 돌리려고 한다는 행동에 대해 쓴 일이 있습니다.


키보드 타이핑에 관심을 보이는 아이와 타협하기

<'구체면선점' 대신에 배우는 사람 중심으로> 편을 쓰고 있을 때 의자에 앉아 있는 저에게 또다시 둘째가 접근해왔습니다. 아빠가 타이핑하는 모습을 보다가 자기 한 번씩 키보드를 눌렀습니다. 무심결에 내가 하려는 일을 방해하는 것으로 아이를 바라보는 대신에 아이에게 키보드를 사용해보고 싶은지 물었습니다.


아이가 반가운 얼굴로 그렇다고 답을 했습니다. (맥  응용 프로그램인) 키노트 프로그램을 열어서 마음대로 타이핑을 해보게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낱말 단위로 타이핑하게 유도했습니다.

6살 아이는 요즘 조금씩 한글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관심 있는 단어를 선택하게 하고 키보드 위치 찾는 일만 도와주었더니 재미를 붙였습니다.


사람 이름에서 포켓몬 이름으로

계속 의견을 지지해주었더니 사람 이름을 끝낸 후에는 포켓몬 이름을 타이핑했습니다. '그거 뭐지?' 하고 자꾸 묻는데 포켓못 캐릭터를 잘 모르는 저는 구글링을 해서 포켓몬 이름이 모인 곳을 찾아보았습니다. 거의 포켓몬 사전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을 찾았습니다.

출처: https://pokemonkorea.co.kr/pokedex

이렇게 환경을 제공해주었더니 아이는 목록을 보고 마음에 드는 포켓몬을 고르고 글씨를 썼습니다. 제가 해주는 일은 아이가 터치를 잘못하여 목록 화면에서 빠져나갔을 때 원위치해주는 일, 아직 한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에게 포켓몬 이름을 읽어주는 일, 그리고 가끔 자판을 알려주는 일이었습니다. 아이는 점차 자판을 외우기 시작하고 있었으니까요.


아기발걸음 학습법의 등장

아이 엄마가 보면서 연필로 써보라고 아이에게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도 그렇게 유도하라는 뉘앙스로 말을 했지만, 아이는 확실히 키보드를 누르는 재미를 포기하고 싶어 하지 않았습니다. <'구체면선점' 대신에 배우는 사람 중심으로> 편에서 이미 아이의 관심을 꺾으면 학습이 어렵다는 사실을 배운 제 머릿속에는 어떤 이미지가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이를 그림으로 묘사해보니 아래와 같습니다.

아이의 상태를 무시하고 아이에게 배워야 할 내용이나 미리 준비한 내용을 고집하면 당연히 학습 의욕은 저하됩니다. 반면에 아이의 취향을 살펴가며 수용하면 한 발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반복해서 배웠습니다.


덧붙임

저를 알거나 평소 제 글을 읽던 분이 아니면 느닷없이 '아기발걸음 학습법'이라는 표현이 나와 고개를 갸웃거릴 수 있습니다. 아기발걸음은 준비 없이 배우는 방법에 대해 제가 자주 쓰는 표현입니다. 아이와 함께 무언가 학습하는 과정을 사전 계획 없이 진행하던 과정에서 배운 점을 기억하기 위해 이름을 붙였는데, 그것이 아기발걸음 학습법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구체면선점' 대신에 배우는 사람 중심으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