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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Apr 06. 2023

승자독식 사회 벗어나기 그리고 집단지성

<세상 물정의 물리학>을 읽고 생각하기

지난 글에 이어 <세상 물정의 물리학> 43 ~ 66쪽까지 내용을 읽고 생각한 내용을 기록하고 공유합니다.


집단적인 행동을 설명하는 그라노베터 모형

그라노베터의 모형에 따른 허니버터칩 사고실험을 돌이켜 보면, 흥미로운 내용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먼저 허니버터칩이 꼭 맛있어야 할 필요가 없다. 사람들의 구매의 연쇄 반응을 일으키는 데 필요한 것은 처음 이 연쇄를 촉발하는 '씨앗seed' 역할을 할 '공짜로 시식하고 맛 좋다고 이야기할 사람들'과 사람들의 문턱 값이 중간에 틈이 없이 연속적으로 늘어서 있다는 조건뿐이다.

<린 분석>에서 배운 내용 중에서 인위적인 바이럴 효과에 대한 내용이 떠오릅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상품 출시 직후 초기 마케팅 비용의 약간의 차이가 허니버터칩의 성공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자녀 교육비 그래프로 보는 '승자독식' 사회의 결말

엄청난 교육비를 투자해도 스스로 공부하지 않으면 성적이 나쁠 테고, 전혀 교육비를 지출하지 않아도 혼자 열심히 하면 성적은 좋을 것이다.

그래프를 보면 초기에만 투입 대비 효과가 분명하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한편, 지난 글에서 '지수 함수'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어 구글링을 하다가 우연하게 칸 아카데미가 무료로 한국의 교과 과정에 대한 콘텐츠도 제공한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았습니다. 인터넷과 노트북 구입할 여력만 있다면 이제 사교육비의 필요성은 더 줄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 두 아들이 태어나기도 전에 마음먹었던 내용에 아래 문장 속에 등장합니다.

자녀 교육비에 지출한 돈의 총액이 1억 원인데 교육 효과로 인한 학생의 미래 기대 수익 증가량이 1억 원보다 훨씬 밑돈다면, 현명한 부모는 당연히 교육비에 지출하느니 자녀에게 1억 원을 증여할 것이다.

한편, 피터 틸의 KBS 강연을 듣고 제가 페북에 올린 글과도 무관하지 않은 내용입니다.

피터 틸은 교육 시스템 개선을 묻는 질문에 대안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제로섬 게임이라는 본질적인 한계를 말합니다. 따라서, 책 내용처럼 학원 강사의 교수법은 구조적 문제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학원 강사가 그렇게라도 가르치는 근본 이유도 바로 <그림 2>의 '승자독식'의 모양 때문입니다.


'집단지성'은 대체로 옳다

저자는 이 내용에 대해 '개미는 알고 정치인은 모르는 비밀'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고전경제학에서 말하는 주가의 정의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어느 누구도 그처럼 주가를 계산할 수는 없다. 개개인은 한 회사 주식의 정당한 가격을 알 수 없다는 뜻이다.

개개인은 모르지만 집단지성은 마법(?)을 발휘합니다.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많은 사람은 스스로의 판단에 근거해 한 회사의 현재 가치를 어림한다. 마치 강연에서 내 몸무게를 짐작한 청중처럼 말이다.

그리고, 멋진 비유를 소개합니다.

이런 이유로 혹자는 주식시장을 "회사 가치를 계산하는 계산기"라고 한다. 집단지성을 이용해 말이다. 미래를 예측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대중이 이 예측을 합리적으로 거래하는 시장을 만들어보라.

그러고 보니 낮에 봤던 그림에 등장한 '더 좋은 큐레이션'도 집단지성의 결과란 생각이 듭니다.

출처: https://stibee.com/api/v1.0/emails/share/uG0c2sghBOrRKL0RqWI3bH6qwM_sJsI=


최소 시간의 원리와 페르마의 법칙

그러나, 집단지성은 사람만의 전유물은 아닙니다.

물리학에서는 이러한 '최소 시간의 원리'를 '페르마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빛이 공기 중에서 물속으로 나아갈 때 꺾이는 이유도 '최소 시간의 원리'로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 빛의 이러한 효율적인 진행에 참여하는 수많은 빛알(광자)이 지성을 가진 것은 아니다.

지성이란 표현을 쓰다가 빛을 다루니까 자연의 이치가 놀랍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야기를 뒤집으면, 개별 개미는 똑똑하지 않고 또 경로를 효율적으로 만들려는 의지조차 없다고 해도 전체 개미 집단은 똑똑한 행동을 보여줄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주식시장에서 흔히 쓰는 용어인 '개미 (투자자)'라는 말이 잘 지은 말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설명입니다. 그리고 다음은 민주주의의 효용성을 잘 설명해 주는 듯한 문장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집단지성을 성공적으로 발현하려면 당연히 따라가기exploitation와 돌아다니기exploration 둘 다가 필요하다.


지난 <세상 물정의 물리학>을 읽고 생각하기 연재

1. 가치중립적인 과학은 없다!?

2. 메르스 후진국, 코로나 선진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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