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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Apr 07. 2023

다양한 척도와 사회 연결망 바라보기

<세상 물정의 물리학>을 읽고 생각하기

지난 글에 이어 <세상 물정의 물리학> 67 ~ 83쪽까지 내용을 읽고 생각한 내용을 기록하고 공유합니다.


척도, 잣대, 단위

다음 문장에 등장하는 '잣대'라는 말을 저는 최봉영 선생님의 가르침을 접한 후부터 쓰기 시작했습니다.

소득 분포를 그린 막대그래프 모양에 대해 과학자들은 "척도가 없다"라고 말한다. 여기서 '척도'는 사물을 잴 때 사용하는 '잣대'라고 했을 대의 바로 그 '척도'다.

매일 쓰는 말이 한국말인데, 2021년 <한국인에게 나는 누구인가>라는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는 질문을 접한 후에야 인지한 나의 행동 양식입니다. 물론, 그런 것들이 꼭 한국말에 국한되지는 않습니다. 다시 인용문으로 돌아가서 '잣대'는 이전 쓴 글로 정의를 대신하기로 합니다.


'척도(尺度)'의 정의를 보겠습니다. 한자 뜻을 보면 명쾌합니다.

자로 잰 길이.

척도란 결국 단위를 사용하는 잣대입니다. '단위'에 대해서도 <단위로 읽는 세상>을 읽고 나서야 그 의미를 곱씹으며 단어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저에게는 몇 년 안에 벌어진 일이죠.

사람들의 소득 확률분포는 잣대 변환에 대해 불편이기 때문에 잣대가 없다.

책에서는 '잣대 없는 확률분포'란 수학적 표현으로 이러한 현상을 부른다고 알려 줍니다.


잣대 없는 사회 연결망

잣대 없는 사회 연결망에는 친구가 엄청 많은 사람이 있을 개연성이 상당히 높다. 보통 사람보다 돈을 1000배 더 버는 부자가 존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사람을 서로 이어주는 대부분의 사회 연결망 구조는 잣대가 없다고 합니다. 이것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 첫 번째 사례는 성병 예방에 대한 아이디어를 다룹니다.

"죄송하지만 직접 그 약을 사용하지 마시고 성관계를 맺는 상대방에게 드리세요." 이 방법이 효과적인 이유가 있다. 카사노바는 극소수라 서울역 앞에서 직접 그 약을 받아갈 확률이 낮다. 하지만 카사노바와 성관계를 맺는 상대방은 워낙 많으니, 그 많은 상대방 중 하나가 서울역 앞에서 그 약을 받아갈 확률은 상당히 높다. 마구잡이로 나눠줘도 그렇게 받아간 약이 그날 밤 카사노바에게 전달될 개연성이 아주 높다는 말이다.

흥미롭습니다. (성병이라는 주제는 다소 불편하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문제에 대해서 잣대가 없다는 점은 허브가 되는 노드(카사노바)에 도달할 확률이 높다는 이유로 임의로 나눠줘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 흥미롭네요.


전체가 부분의 합보다 커지는 것

관련성이 있는 이야기가 '서울이 서울인 이유'란 제목으로 이어집니다.

도시의 연결은 하나 더하기 하나를 둘보다 더 크게 만든다. 전체가 부분의 합보다 더 커지는 것은 도시만이 아니다. 사람도 그렇다. 1만 명의 사람이 협력해 한 번에 옮길 수 있는 바위 덩어리를 혼자서 1만 번에 옮길 수 있는 크기와 비교해 보라.

위 문단은 더 많은 영감을 줍니다. 드러커가 남기고 간 명언도 떠오르고요.

개인 경영자(manager)는 모든 종류의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생명력의 원천이다. 경영자의 리더십이 없다면 모든 "생산요소"는 단지 자원 그 자체로서 머무를 따름이므로 결코 생산물이 될 수 없다.

제가 그린 <건강한 조직이 만들어지는 배경>도 떠오릅니다.

나아가 다음 문단을 읽으면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읽을 때 느낀 핵심 메시지를 연상시킵니다.

인간들이 뭉쳐 하나의 언어로 협력하게 되면, '인간들이 앞으로 하려고만 하면 못할 일이 없겠구나'하고 생각했을 텐데, 미연에 그것을 방지한 것이다. 서로 돕고 협력한 사람들이 인류의 역사를 통해 거둔 놀라운 성과(좋든 나쁘든)는 눈부실 정도로 엄청나다.

다시 읽으니 젠슨 황의 발표에 담긴 비전도 떠오릅니다.

연결 중심성, 근접 중심성, 매개 중심성

책에서 '연결 중심성degree centrality'라는 개념을 설명합니다.

버스 네트워크에서는 한 도시를 다른 도시들과 연결하는 버스 노선의 수가 바로 한 도시의 연결 중심성이다.

그리고, 또 다른 척도의 중심성centrality도 소개합니다.

고속버스 네트워크의 임의의 한 도시에서 출발해 도시 A로 오려면 버스를 몇 번 갈아타야 하는지를 측정해 그 평균값이 작으면 A가 '근접 중심성closeness centrality'이 크다고 말한다.

근접 중심성에 이어 매개 중심성도 설명합니다.

도시 모두를 다른 도시 모두와 연결하는 고속버스 경로를 구해서 어떤 도시를 가장 많이 거쳐 가는지를 재는 '매개 중심성betweeness centrality'이라는 것도 있다.



지난 <세상 물정의 물리학>을 읽고 생각하기 연재

1. 가치중립적인 과학은 없다!?

2. 메르스 후진국, 코로나 선진국, ...

3. 승자독식 사회 벗어나기 그리고 집단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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