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rays May 12. 2018

여행이 필요했던 이유

4월 밤도깨비 베이징 여행


 2월 말 출장을 끝으로 부서를 이동했다. 새로운 사람들과 전혀 다른 업무가 내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는 했지만, 적응이라는 것은 항상 그렇듯 에너지를 쓰기 마련이다. 회사에서 다이나믹한 변화를 겪고 있는 만큼, 나의 일상은 점점 더 루틴하고 차분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퇴근 시간이 늦지 않았음에도 평일 약속은 만들지 않았고, 집에 와서 잠이 들기 전 까지는 머릿속을 비워줄 미드로 시간을 보냈다. 주말 데이트는 미세 먼지 가득한 날씨를 핑계로 점점 더 정적으로 보냈으며 휴식에 초점이 맞춰졌다.


 나는 가능하다면 모든 시간에 대해 되도록 평등한 태도로 대하고 싶다.

가끔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면서 그 시간들은 의미도 영혼도 없이 보내는 사람을 보면 안타깝다. 어쩌다 한번 가는 여행 때만 살아있는 사람처럼 행동하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면 활기를 잃는 사람들. 그리고 또 다음 여행만을 기다리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이 정적으로 되어갈수록, 일상의 대한 나의 태도가 점점 소홀해짐을 느꼈다. 휴식을 하면 에너지가 차오르는 것이 아니라, 활기가 없어졌다.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었으면 좋았겠지만 그게 잘 되지 않았다. 약간의 자극과 비일상의 경험이 필요했다. 여행이 가고 싶었다. 부서 옮긴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연차는 없이 밤도깨비 여행으로 말이다.


 비자 값이 별도로 들긴 했지만 베이징행 비행기표는 주말을 꼈음에도 17만 원으로 꽤 저렴했다. 이제 돌아와 말이지만 4월의 베이징은 아름답고 운치 있었다. 운 좋게도 미세먼지가 적었던 날이었고 시종 날리는 하얀 솜 같은 꽃씨가 마치 눈 내리는 것 같았다.


겹벚꽃이 한창이었던 베이징


미세먼지 없던 푸른 하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