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rays Jul 04. 2021

미열이 느껴지는 저녁

21.07.02 Fri


오늘은 학교에서 일을 했다.

왜인지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먹어야 할 것 같아서 점심은

Lotus soup과 Pumpkin Rice를 먹었다.

Lotus soup은 흥미로운 국이다. 속에 돼지갈비도 들어있는데 갈비의 뼈가 연골이라 그냥 뼈까지 씹어 먹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돼지고기와 함께 콩이 들어서 고소한 맛도 나고, 속에 작은 말린 오징어, 꼴뚜기 같은 것들을 같이 넣고 끓인 것이라 징어국 맛도 약간 난다. 한국식 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조합이다. 연근을 국에 넣는 것도 한국에서는 잘 못 본 것 같은데, 나는 다른 것보다 연근이 좋아서 가끔 먹는다.


앤이 삼일 째 같이 점심을 나와 먹자고 해서 굳이 학교에 왔건만 식사 내내 통화를 한다. 앤은 좀 파악이 안되는 친구다. 충동적인데 열정적이고 헌신적인데 마음이 급변한다. 그래서 좀 처럼 예측이 불가하다.


호불호도 강한데 그걸 숨기지 못하는 성격이라 순수해보이기도 하고 나이브해 보이기도하고 그렇다. 처음엔 좋은 친구가 되려나 했는데 어려울 것 같다.


여섯시쯤 일을 마치고 집에 오는데 갑자기 너무 피곤하고 미열이 느껴진다.

JJ가 만들어놨다는 Pulut Hitam을 꺼내서 저녁으로 먹었다. 톡톡터지는 흑미에 달달하고 고소한 코코넛 크림. 첨 먹어보는 디저트지만 아플 때 먹는 Comfort food느낌을 받았다.


소파에 누워서 하늘 전체가 오렌지빛으로 빛나는 선셋을 보며 금 저녁을 즐기려 했으나 이 마저도 너무 피곤하고 몸이 무겁게 느껴지네.

백신 효과인가. 서둘러 침대로 가서 긴긴 밤을 잤다.


매거진의 이전글 백신 맞은 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