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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순댕 Jan 28. 2021

[그빵사] 85. 식빵 (1)

발효하다가 시간이 다 갔네

[그냥 빵을 사 먹으면 안 되는 걸까?]
초보 홈 베이커의 빵 만들며 드는 생각들




어제 주문한 카야잼이 도착해서 오늘은 베이킹을 쉬어 가기로 하고 식빵에 카야잼을 발라 무염버터를 넣은 카야잼 토스트를 해 먹으려고 했다. 그런데 눈을 뜨니 엄마께서 샌드위치를 만들 모든 재료를 준비해놓으시고 외출을 하셔서 언니와 함께 점심으로 샌드위치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맛은 있었다.) 남은 식빵도 샌드위치를 만들기 위한 딱 4조각밖에 없어서 점심을 먹으면서 오늘은 베이킹을 해보기로 하고 뭘 할지 고민을 했다.


바나나 초코 파운드케이크를 만드려고 했으나 바나나도 아빠께서 다 드시고, 어제 만든 피낭시에가 있으니 비슷한 마들렌은 피하고, 또다시 쿠키를 만들어볼까 하다가 계속 카야잼 토스트가 떠올랐다. 지금 식빵을 사 올까? 생각하다가 갑자기 퍼뜩 그럼 오늘은 식빵을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식빵은 제일 처음에 식빵 틀을 사놓고선 엄두가 나지 않아서 도전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드라이 이스트도 저번에 500g이나 샀는데 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약간 의무감 느낌) 그리하여 식빵 레시피를 찾아보고 있는데 영상 베댓 중 하나를 보고 피식 웃음이 나왔다. [정성스레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저는 이만 식빵 사러 가보겠습니다] 빵을 몇 번 만들어 봤던 사람으로서 그 말이 뭔 뜻인지는 당연히 알 것 같았다. 레시피를 영상을 보고 나서도 과연 이 발효시간을 내가 기다릴 수 있을 것인가 자신이 생기지 않아서 하지 않기로 했다가 소파에 멍하니 누워있으니 오늘 할게 뭐 있나 싶어서 식빵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식빵 틀과 동일한 사이즈를 사용하는 레시피 영상을 찾은 뒤에 재료들을 계량하기 시작했다. 우유, 드라이이스트, 버터, 설탕 등을 계량하고 마지막으로 강력분을 계량하는데 홀죽한 봉투에 쎄- 한 느낌이 들었다. 필요한 강력분은 250g이고 봉투를 아주 탈탈 탈탈탈 털어서 부었더니 249g이 나왔다. (꺄!) 하마터면 그빵사 휴재 혹은 한파주의보에 마트를 다녀 올 뻔했다. 냉장고에서 바로 꺼내어 차가운 우유는 전자레인지로 살짝 데워주고 이스트를 넣고 섞은 후 설탕, 소금 그리고 계란 1개를 넣고 손 거품기로 섞은 뒤에 강력분을 넣고 주걱으로 섞어주었다. 이제 손으로 반죽을 해야 하는데 손에 닿자마자 너무 달라붙어서 주걱으로 조금만 치댄 뒤에 가운데에 동그랗게 모아놓고 랩을 씌워서 15분만 숙성을 시켜주니 손으로 반죽을 할 수 있을 만큼은 되었다. 이제 작업대나 손에 달라붙지 않도록 덧가루를 뿌려야 하는데 강력분이 없다 보니 남은 박력분으로 덧가루를 대신해주었다. (괜찮을런지...) 반죽을 핀 다음 버터를 넣고 열심히 치대는데 버터와 섞이니 다시 질어져서 정말 반죽하기가 힘들어졌다. 스크래퍼로 반죽을 모으고 손으로 다시 피고를 5분 반복하고 나니 팔이 뻐근할 지경이었다. 이게 말이 5분이라 얼마 안 되는 것 같아 보여도 실제로 반죽하다 보면 2분만 넘어가도 진짜 힘들다. 이젠 반죽을 뭉친 다음 작업대 위에 내리치고 접고를 하는데 이것 역시도 5분가량 해주어야 하지만 3분이 지나자 내리치는 힘이 점점 줄어듦을 느끼고 의미가 있나 싶어서 그냥 동글려서 보울에 넣고 랩을 씌워서 1시간 동안 발효를 시켜주었다. 영상에서는 굉장히 많이 부풀었는데 내건 그것보다는 좀 덜 된 것 같았지만 또다시 발효의 발효 과정이 있으므로... 그냥 넘어갔다.(하하)


저울을 이용해서 반죽을 삼등분으로 정확히 나누어 동글려서 또 15분 발효 후 밀대로 펴서 양쪽을 접고 돌돌돌 말아서 식빵 틀에다 넣고 또다시 1시간 발효를 해야 했다. 1시간이 지난 후 확인해보니 영상에서는 반죽이 식빵 틀 위로 올라올 정도로 부풀었으나 내건 틀을 넘지도 않아서 이건 계속 발효시키기로 했다. 방안 보일러 온도를 높이고 술냄새가 나는 식빵과 함께하기를 무려 1시간 반이 흘렀다. (지금까지 총 2시간 반을 발효시키고 있다.) 신기하게도 반죽은 틀이 조금 넘게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진짜 빵은 언제나 발효과정이 너무너무 힘든데 그 보람은 이로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좋다. 조금만 더 발효시키고 이제 오븐에 넣어도 될 것 같았다.



-발효를 하다가 오늘 하루가 다 지난 관계로...(2)로 넘어갑니다. ㅎㅎㅎ

점점 부풀어오르는 귀여운 식빵 반죽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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