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 더 잘하면 돼
[그냥 빵을 사 먹으면 안 되는 걸까?]
초보 홈 베이커의 빵 만들며 드는 생각들
에그타르트가 170도 오븐에서 28분이 지나서 나왔는데 가장자리가 검게 타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필링이 타르트 반죽 위로 흘러나오면 타는 것 같다. 아까 필링을 넣을 때 손이 흔들려서 흘러넘쳤더니 이런 결과가 나왔나 보다. 허나 살짝 탔어도 많이 속상하지는 않았다. 잘못된 부분이 명확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아, 필링은 80%만 채우고, 흔들리지 않게 조심해야 하는구나.'
실수한 부분을 제대로 알면 고칠 방법도 보이기 마련이다.
갑자기 생각나는 기억이 하나 있었는데 올 초에 스티커를 만드는데 인쇄가 두 번이나 잘못 나온 적이 있었다. 업체에 물어봐도 해상도 이야기만 할 뿐 (해상도 지켜서 했음) 뚜렷한 대안을 알려주지 않아서 물어볼 사람도 없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결국 그 스티커를 만드는 걸 포기했었는데 그때의 나는 계속 기분이 울적하기만 하고 '나는 왜 모르지'하면서 자책만 했었다. 업체가 모르는 걸 내가 모르는 것이 당연한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런 일은 언제나 있어왔던 일이고 건강한 생각이 아니라는 건 알고는 있었다.
베이킹을 하면서 제일 좋았던 점은 내가 잘못한 부분, 착오가 생기는 부분이 추측이 가능해서 다음엔 다른 방식으로 해볼까? 하는 대안책을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고 나니 아무리 실수를 해도 아쉽긴 할지언정 자책을 하진 않는다는 것도 깨달았다.
'다음엔 이런 것들을 지켜서 하면 더욱 맛난 에그타르트가 되겠지.'
역시나 다음번에 구운 에그타르트는 훨씬 더 예쁘게 구워졌고 맛있었다.
그래, 다음에 더 잘하면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