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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한솔 Sep 09. 2021

한양도성 성곽마을 '광희.장충.다산권'

광희문 ~ 경동교회 ~ 장충단공원 ~ 다산성곽길

성곽마을 탐방 - 광희•장충•다산권(광희문~경동교회~장충단공원~다산성곽길)


 한양도성 성곽마을 광희•장충•다산권은 자연스러운 느낌이 드는 곳이다.

 큰 도로를 뒤로하고 마을과 성곽이 있는데 인위적이 아닌 자연스럽게 형성된 분위기가 물씬 든다. 사실 광희-장충 지역은 성곽의 흔적은 적다. 하지만 광희문과 장충단 공원 등 꼭 가봐야 할 의미 있는 장소가 있다.

 반면, 바로 인접한 다산 지역에서는 길게 늘어져 있는 한양도성 성곽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이들 지역을 묶어서 성곽마을 탐방을 다녀왔다.


광희장충 성곽마을

 '광희문'과 '장충단'에서 유래한 마을 이름으로 주변 지역에는 족발 타운 같은 먹거리 골목 외에도 경동교회, 구 서산부인과 등 많은 건축자산이 있습니다. 광희권은 동대문 상권과 면하고 있어 주거기능과 도심 기능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현재는 광희장충 성곽마을로 주민협의체를 구성하여 지역의 단체들과 함께 다양한 공동체 활동과 마을살이를 포함한 재생계획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출처 : 한양도성 성곽마을 주민네트워크 리플릿 중



다산 성곽마을

 남산자락에 장충체육관, 신라호텔과 인접해 위치한 다산권은 '다산로'와 접해 있어서 신당2동에서 다산동으로 이름이 변했습니다. 마을 안 아기자기한 골목과 공간에 육아 및 공유밥상 등 다양한 마을공동체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성곽길을 중심으로 중구의 문화창작소와 예술가들의 다양한 활동 공간이 존재하며, 주민협의체를 중심으로 생활메이커를 테마로 하는 재생활동을 계획해 실천하고 있습니다.
출처 : 한양도성 성곽마을 주민네트워크 리플릿 중


광희문

 올해만 벌써 세 번째 방문하며 개인적으로 한양도성 문 중 가장 애정 하는, 오늘 탐방의 출발지 광희문을 찾았다. 태조 때부터  수구문이라 불렀으며, 일반인들의 장례가 동쪽으로 나갈 때 지나는 문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민중의 삶의 애환이 가득한 이곳이 나는 좋다.

 마치 쓰러져도 다시 오뚝이처럼 일어났던 우리네 삶과 닮아있는 광희문. 오래오래 자리를 지키길 바란다.


경동교회 등

 골목을 지나 경동교회를 만나기 위해 대로변으로 향했다.

 먼저 길 건너 1985년에 개업한 유명 식당인 평양면옥이 눈에 들어왔다. 짧게 지켜봤지만 손님이 끊이지 않더라.

 보행로 방면엔 바로 경동교회가 눈에 보였다. 아니 이 일대를 그렇게도 지나다녔는데 이 건물을 이제야 눈앞에서 보았다.

 1945년 설립된 경동교회는, 올림픽 주경기장과 세운상가의 설계자인 김수근의 설계로 1981년에 준공되었다.

 기도하는 손을 형상화한 건물임을 단숨에 알아볼 수가 있었다. 40년 된 건물이 어쩜 이리도 트렌디한가! 감탄이 절로 나왔다.

 경동교회 위쪽에는 1962년에 설립된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주유소 중 하나인 서울석유 사옥 건물이 있다.

 철망이 건물을 덮고 있는 모습이 이색적이었다. 60년째 주유소 자리를 지킨 이곳도 참 대단했다.

 사실 장충동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족발 아닌가?! 서울미래유산으로 등재된 장충동 족발골목이 나왔다.  

 최초에는 두 족발집으로 시작,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초반을 거치면서 급성장했다고 한다. 다음에 친구들과 여기서 족발을 먹으리라!


남소영 광장과 태극당

 남소영광장은 2018년에 조성되었다.

 남소영이란 남소문 옆에 있던 터로 장충동에서 한남동으로 넘어가는 고갯길 부근에 있던 조선시대 어영청의 분영이며 수도방위의 임무를 띤 조선 후기의 군사 주둔지에서 딴 이름이다.

 이곳은 과거에 남산에서부터 이간수문까지 흐르는 한양도성의 물길 중 하나인 '남소동천'이 있었다고 한다. 아쉽게도 1967년 도쯤 물길은 사리지고 길이 되었다고.

 복구하기는 역시 비현실적이고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이렇게나마 옛 흔적을 남기는 것도 좋은데, 기왕이면 좀 더 확실하고 의미 있게 그 흔적을 새겼으면 좋겠다.

남소영광장의 한쪽 구석 편에는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 태극당의 건물이 보였다.

 1945년 광복 후 일본인 제과점 '미도리야'를 인수하여 이듬해 명동에서 열었는데, 이곳 장충동에는 1973년에 자리 잡았다고 한다.

 건물 외부와 내부에서 모두 그 깊은 역사의 아우라를 느낄 수 있었다.


장충단공원

 태극당에서 길을 건너니 장충단공원이 나타났다.

 도심 속 공원인 장충단공원에는 볼거리가 많았다.


수표교

 수표교는 원래 청계천에 있었는데 1959년 청계천 복개 공사 때 이곳으로 옮겨졌다.

 수표교에는 가뭄과 홍수를 대비해 물의 높이를 측량하기 위한 '수표'가 있었다.

 장충단공원으로 수표도 같이 옮겨졌었는데, 1973년도에 다시 세종대왕박물관으로 옮겨 보관하고 있다.    

이 사진은 청계천박물관 앞에 위치한 수표이다.

 지금의 청계천에는 2004년 복원공사 때 다시 수표교가 세워졌다.

 즉, 현재의 청계천에는 2000년대 복원된 수표교이며 이전의 수표교는 장충단공원, 수표는 세종대왕기념관에 있다.

 수표교의 사례만 봐도 우리나라 역사가 얼마나 격동의 시기를 겪었는지 알 수가 있다. 아무튼 장충단공원과 수표교가 제법 잘 어울리긴 했다. 전경도 예뻤고.


장충단비

 장충단공원 가운데에는 장충단비가 있다. 대한제국 시대에 만들어진 순종이 쓴 글씨가 새겨져 있는 비석이다.

 1900년 고종 황제가 을미사변 때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충신들의 혼을 위로하기 위해 단을 세웠는데 '충성을 장려하다'라는 장충이라고 명명하면서 지금의 동명인 장충동이 유래됐단다.

 우리나라 최초의 추모공원인 현충원이라 할 수 있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기에, 이곳 장충단공원은 우리가 꼭 알고 있어야 할 곳이리라.


장충단 기억의 공간

 남산에 최근 조성된 '남산예장공원'과 '기억의 터' 등 기억의 공간이 많이 있는데 이곳에도 기억의 공간이 있었다.

 장충단의 건립과 구조, 시련 등의 역사와 이와 관련된 우리나라 현대사에 대한 내용이 전시돼 있었다.

 내부 공간과 구성에 있어 아쉬운 점도 조금 있긴 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러한 공간의 존재 자체로도 충분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장충단공원을 찾는다면 꼭 기억의 공간도 들르시길 바란다.

 이상으로 광희장충권 탐방을 마쳤다. 기자는 아래 리플릿을 참고했다. 이 리플릿이 장충단 기억의 공간에도 비치되어 있었는데 탐방에 있어 매우 유용했다.    


다산성곽길

 장충단공원에서 장충체육관 방면으로 길을 건넜다. 다산성곽길을 걷기 위해서.    

 지난봄, 남산 구간 순성 때 내부순성길로 갔었기에 이날에는 외부순성길로 올라간 다음 내부순성길로 내려왔다.


외부순성길    

 내부순성길의 가장 큰 매력이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전망'이라면, 외부순성길의 가장 큰 매력은 '성벽'을 고스란히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가 있다.

 왼쪽에는 마을, 오른쪽에는 성벽. 정말 낭만 있고 매력적인 길이 아닐 수가 없다! 진짜 너무 좋았다.

 좌우 모두 보며 걷느라 눈이 바빴고, 또한 눈이 즐거웠다.

다산성곽길은 태조부터 순조 및 숙종 시기까지 시기별로 다양한 모습의 성벽돌을 볼 수 있어 보는 재미가 있는 곳이다.    

 중간에 암문을 통해 내부순성길로의 진입도 가능했지만 이날은 아름다운 성벽을 만끽하기 위해 오르막길 끝까지 외부순성길로 걸어 나갔다.

 정말 감탄밖에 나오지 않았다. 한양도성의 긴 성곽길 중 가장 최애 하는 곳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나는 단연 다산 성곽길의 외부 순성 길이라고 답할 것이다. 적어도 지금은.

 감탄하다 걷다 보니 오르막길임에도 힘들지 않았으며 금세 끝자락에 도착했다.

 아주 오래된 성벽을 돌아 내부순성길로 내려갔다.


내부순성길

 역시 전망이 장난이 아니었다. 지난번 남산 구간 순성 때는 날이 다소 흐렸었다. (미세먼지로 영향이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데 이번에는 그야말로 더할 나위 없이 날이 좋았다. 아예 파란 하늘보다 약간의 구름이 어우러진 하늘이 더 멋지다고 생각하는데 이날 하늘이 바로 그랬다!    

 성벽 멀리 도심 풍경 보면서, 숲길 걷고, 비둘기의 날갯짓도 보너스로 보고! 치유와 힐링의 순성길이었다.

 거의 다 내려왔을 무렵에는 좌측 호텔 부지의 조형물도 구경할 수가 있다는 것이 다산성곽길만의 특징이다.

 넋 놓고 걷다 보니 순식간에 내부순성길을 다 내려와 버렸다.








 성곽마을 광희 장충권에서는 역사적이고 상징적인 여러 건축물과 공간을 볼 수 있었다. 성곽마을 다산권에서는 마을과 성벽의 조화로운 경관을 만끽할 수 있었다.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았으며,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

 행복감을 느끼고 싶은가? 치유받고 싶지는 않은가? 잠시라도 세상의 번뇌를 잊어버리고 싶은가?

 그렇다면 광희•장충•다산권 성곽마을을 탐방해 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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