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동대문구 송년음악회가 12월 8일(목) 19시, 동대문구청 2층 다목적 강당에서 성황리에 마쳤다!
이날의 라인업은 가수 진성, 팝페라 그룹 포마스, 국악인 하윤주, Moon Jazz Band.
송년음악회의 포스터 속 라인업을 처음 본 순간 꼭 보러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트로트와 팝페라, 국악, 재즈에 이르는 다양한 장르의 무대가 준비돼 있어 멋진 무대가 펼쳐질 것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한 공연으로 보였다.
송년음악회 당일 나는 점심시간을 조금 줄이면서까지 회사 업무에 최선을 다했고, 그 결과 거의 칼퇴근을 하여 음악회 시작 직후에 도착을 할 수 있었다. 대강당의 좌석수가 많았음에도 행사장을 찾은 분들로 가득 차 있더라.
문 재즈 밴드(Moon Jazz Band)
오프닝 무대는 문 재즈 밴드(Moon Jazz Band)가 열었다. 개인적으로 재즈 공연을 참 좋아해 기대치가 높았는데, 충분히 충족하고도 남을 만한 공연이었다. 팝송뿐만 아니라 모인 관객들을 위해 가요도 번갈아 가며 들려주었다.
MZ세대들을 비롯해 대중적으로 최근 굉장히 사랑받은 이무진의 '신호등'도 선곡했는데, 다른 노래를 부를 때보다는 상대적으로 찰떡같은 느낌이 떨어지긴 했다. 하지만, 오늘 모인 젊은 세대의 동대문구민들을 위해 일부러 선곡해서 준비해 들려준 그 마음이 너무 감사했다.
이어서는 영화 OST면서 굉장히 유명한 팝송, 'can't take my eyes off of you'였다. 가장 재즈스러운 무대라 개인적으로 이곡의 공연이 가장 좋았다. 앞서서는 주로 보컬이 돋보였다면, 이 곡에서는 색소폰, 콘트라베이스, 피아노, 드럼 등 세션 연주가들이 더욱 빛나는 무대였습니다.
특히 편곡이 좋았는데, 그 유명한 "빠밤 빠밤 빠바빱빠밤 빠바빱바밤~" 이 부분을 도입부에 색소폰으로 재즈 특유의 리듬으로 연주한 부분이 너무 좋아서 계속 기억에 남는다. 내가 들어본 이 노래의 수많은 버전 중 단연 최고였다.
마지막 곡은 내가 진짜 사랑하는 곡, 해바라기의 '행복을 주는 사람'이었다. 대학시절 노래패 동아리를 하기도 했고, 나이에 비해 예전 노래도 조금은 아는 편인데 위 노래는 가사와 선율 모두가 좋으며 들을 때 뭔가 울컥하게 하는 그런 힘이 있다. 아내가 내게 짜증 부려 속상한 상황에 저 노래를 들으면, 아내가 굉장히 사랑스럽게 보이는 그런 거 말이다. 비유가 좀 이상한가? 역시나 오늘 상대적으로 연배 있으신 관객이 많아 이를 마지막 곡으로 택하여 훌륭한 끝까지 좋은 공연 펼쳐 주었다.
뒤에 나온 가수들이 호응도는 더 뜨거웠는데, 개인적으로는 오프닝의 "문 재즈 밴드"가 최고였고,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이었다!
포마스(For Mas)
오프닝 이후 내빈소개 및 동대문구청장의 짧은 인사말이 진행된 뒤, 다시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미 동대문구 문화행사에서 공연활동을 펼친 바 있어, 익숙한 그룹이기도 한 JTBC 팬텀싱어에 출연했던 팝페라 그룹 '포마스'가 뜨거운 공연이 시작됐다.
트레이드 마크 혹은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관객 속에서 노래를 부르며 두두등장! 꽃을 관객에 선물하며 무대로 올라가 노래를 이어갔다. 선물을 받은 구민께서는 정말 잊지 못할 행복한 순간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빼어난 가창력만큼이나 멘트도 빼어났다. 위트가 넘쳐나더라.
또한 역시나, 관객들 중 어르신들께서 많을 것이라는 것을 감안하여 흥겨운 춤을 곁들인 "트로트 메들리"를 펼쳤다. 남진의 '둥지', 유산슬의 '사랑의 재개발' 무대로 관객들 호응은 절정에 이르렀다. 일부 관객들은 서서 흥에 겨워 춤을 추기도 했다. 전국 노래자랑에서 볼법한 모습이었다.
공연장이 얼마나 후끈 달아올랐으면, 제 옆 쪽에 계신 관객께서 스텝분에게 덥다고 창문 좀 열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할 정도였습니다.
연말에 어울리는 캐럴 송 'Santa claus is coming to town', 마지막으로는 올 한 해 고생한 동대문구민들을 위해 역시나 제가 정말 사랑하는 곡 봄여름가을겨울의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들려주었습니다. 포마스의 공연 스토리텔링을 보라. 클래식 느낌의 첫곡, 트로트 메들리와 캐럴송, 마지막엔 격려와 용기와 희망을 주는 메시지를 담은 곡으로 이어진 선곡 리스트. 이날 관객을 위해 맞춤형으로 성의 있게 준비해준 포마스. 정말 감사드린다.
남녀노소 모든 관객이 대 만족했을만한 훌륭한 무대였어요. 앞으로 동대문구에서 포마스를 더욱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국악인 하윤주
국악인 하윤주의 공연은, 포마스의 공연으로 들뜬 마음을 기분 좋은 차분한 느낌으로 가라앉혀주는 느낌을 주었다. 당연히 한복을 입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한복을 입지 않은 반전만큼이나 선곡도 반전이었다.
국악곡 사이에, 김범수의 '보고 싶다'와 영화 타이타닉의 OST로 세계적인 팝 디바 셀린 디온이 부른 'My heart will go on'을 들려주었다.
트로트를 부른 팝페라 가수 포마스. 발라드와 팝송을 부른 국악인 하윤주! 상상도 못 했던 그림이 나오니 무척이나 흥미롭더라.
그런데 필자 개인적으로는 문 재즈 밴드는 재즈풍의 곡을 불렀을 때, 팝페라 그룹 포마스는 클래식 기반의 노래를 불렀을 때가 더 좋았다. 마찬가지로 국악인 하윤주가 국악곡인 '아름다운 나라'를 불렀을 때 가장 좋았다. 국악은 주로 흥겹고 혹은 한 서린 그런 무대를 많이 봤는데. 하윤주의 무대는 마음이 참 따뜻해지고 힐링되는 느낌을 주었다. 국악 공연에서 이런 느낌 처음이야!
트로트계의 BTS, 진성!
이 분을 보기 위해 공연 시작 한 참전부터 구민들께서 오셨다고 하더라. 말이 필요 없는 가수. 대한민국 온 국민이 다 아는 가수. 트로트 가수 진성! 마침내 그가 등장했다.
우선 가창력이 무척 훌륭하시더라. 무명생활이 있었을지언정 결코 무명으로 묻힐 수 없는 국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을 정도였다. 내 인생에 태클을 걸지 마!~~~~ 시작부터 불을 지폈다.
그의 무대매너와 열창, 관객의 호응도는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그 정도 혹은 그 이상이다.
여기서는 노래 외 이야기를 드리고 싶다. 그가 왜 예능 프로그램에 많이 나오시는지 알겠더라. 입담이 기가 막혔다. 현란했다. 그런데 그 멘트 속에서 그의 겸손함이 배어 나와 더 좋았다. 대 스타라고도 할 수 있는 분이 자신을 낮추고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듯 소통하는 그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다.
공연이 열린 이곳 동대문구청 바로 근처에 살았다고. 힘든 시절 이곳에서 보냈기에 애정 있는 장 소여 서였는지 우리 관객들을 정말 오랜만에 보는 이웃 대하듯이 친근하게 대해주시더라.
대미를 장식하는 가수답게 이날 가장 많은 곡을 들려주었다. 마지막 곡은 트로트 가수를 무명에서 스타로 만들어준, '안동역에서'. 곡의 말미 "안동역에서"를 "동대문구에서"라고 개사해 부르며 공연을 마쳤다.
재즈와 팝페라, 국악, 트로트까지. 재즈가수가 대중가요를 부르고, 팝페라 가수가 트로트를 부르고, 국악인이 팝과 발라드를 불렀던 송년음악회는 굉장히 다채로웠다. 이런 송년음악회, 아니 음악회가 있던가?!
음악회의 기본은 역시 공연가 실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데 라이브가 맞나 싶을 정도로 오늘의 공연가 들은 빼어났다. 관객을 배려한 선곡과 무대 매너, 거기에 열광적으로 호응한 관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