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Back - 5
아이들은 이름을 언제 가질까?
출생신고를 하려면 이름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출생신고 열 달 전부터 우린 이미 함께 살았는데? 설마 이름도 없이 살았을까!
큰 아이의 태명은 항아리.
띵동 띵동~
"누구세요?"
"나야."
현관문이 열자 남편은 나에게 항아리 뚜껑을 손에 쥐어 주었다. 나는 깜짝 놀라 손을 봤다. 나의 손에 들려진 항아리 뚜껑이 빛이 났다. 그리고 꿈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며칠 뒤 나는 임신한 것을 알았다. 그럼 남편이 퇴근길에 나에게 항아리 뚜껑을 선물했던 꿈은 태몽이었구나.... 그래서 이 아이의 태명은 '항아리 뚜껑'이었다가.... '항아리'로 개명되었다. ㅋㅋㅋ
둘째의 태명은 보석.
이 역시 남편이 퇴근하는 꿈을 꿨다.
띵동 띵동~
"누구세요?"
"나야."
현관문이 열자 남편은 나에게 보라색 보석으로 장식된 머리핀을 손에 쥐어 주었다. 나는 깜짝 놀라 손을 봤다. 엄청 큰 보석이 척! 하고 얹어진 머리핀이었다. 정말 놀랐다. 1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생생하다. 왜냐하면 엄청 비싸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둘째를 맞이했다.
연년생 아들이 아장아장 걷고, 뛰고, 주변의 모든 것들이 궁금한 그즈음에 동생으로부터의 전화가 왔다.
"언니~! 어떡해~! 어떡해~!"
"왜?"
"언니~~~~~ 임신했어?"
"아니. 왜?"
"이상하다.........."
"왜 그러는데?"
"내가 태몽을 꾼 것 같아. 근데 언니밖에 없잖아."
"무슨 꿈인데? 들어나 보자."
"뱀이야, 뱀. 근데 머리가 셋이야~!!!!!!"
"뱀이면 아들 아니야?"
"그러니까. 꿈에서 깨자마자 우리 언니 불쌍해서 어쩌나... 했다니까. 아들이 셋이면... 어떡해... 정말 아니야?"
"그럼 내일 알려줄게."
그리고 나는 셋째를 임신했다. 머리 셋 달린 뱀이라고 내 동생은 나를 너무나 불쌍하게 생각했다. 나는 그때 일이 너무 바빠서 '아들 셋'에 대한 근심을 할 수가 없었다. 정기검진도 겨우겨우 챙겨 갈 정도였으니까. 10주가 넘은 어느 주말 산부인과에 들렀다. 초음파를 보시던 의사 선생님이 나에게 물으셨다.
"밖에 다른 가족들 오셨나요?"
"네... 무슨 일인가요...?"
"다들 들어오라고 하시죠. 아들들도 왔죠?"
나는 살짝 걱정되었다. 간호사가 진료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세 남자를 불러왔다. 그리고 의사 선생님이 우리 모두를 바라보며 말씀하셨다.
"축하합니다. 이 집에 경사가 났네요! 딸입니다."
오예~!!!
내 동생의 꿈에 나타났던 뱀의 세 번째 머리는 성별이 달랐던 것이다.
그래서 막내의 태명은 막내.
< 적어도 5명 > 이 우리의 가족계획이었고 우리는 한 손의 다섯 손가락을 꽉 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