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Back - 18
정말 맞추고 싶은 눈빛.
정답을 반드시 생각해내고야 말겠다는 눈빛을 쏘아대며 귀를 활짝 열었다. 누구보다 먼저 답을 적어 높이 쳐들면서 엄마가 어디 있는지 확인한다. 엄마와 눈을 맞춘 아이는 활짝 웃으며 세상을 다 가진다. 나는 아이와 눈을 맞추며 양손 엄지를 치켜들었다. 뭔가가 울컥 올라온다. 그냥... 좋아서.
동생 표현대로라면 나는 진상이었다. 유치원 공개수업이 뭐라고 그 시간에 감동을 받고 오냐며 제발 그러지 말라고 타박을 주었다. 나는 알았다고 하면서 말을 딴 데로 돌렸다.
엄마 없으면 세상 끝날 것 같이 울던 이 아이가 유치원도 잘 가고, 승부욕도 불태울 줄 알고, 성취감에 흠뻑 취할 줄도 알았다. 뿌듯하고 사랑스러운 기억이다. 그 기억을 씨앗 삼아 아들과 꽁냥꽁냥 대화를 시도한다.
"너~ 이때 진짜 이뻤어. 엄마만 보면 어찌나 활짝 활짝 웃는지!"
변성기가 끝나가는 목소리로 "지금은 안 이뻐?"라고 묻는 아들은 진짜 안 이쁘다.
"아들아~ 지금까지 이쁘면 이상한 거 아니야?"
"아. 그렇네."
"지금은 멋지고 자랑스럽지. 잘 커서 고맙고."
"더 클 건데?"
밥 먹고 간식 먹고, 간식 먹고 밥 먹는 이 아이는 그리고 하나도 안 이쁜 이 아이는 잘 크고 있다. 예전의 기억들은 씨앗이 되고 양분이 되어 엄마도 잘 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