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와 그의 아내 - 30
느그 결혼할 땐가? 그 전 핸가? 돈가스 누르다가 그랬어.
아빠는 전기톱에 손을 다치셨었다. 그리고 몇 해 후 엄마가 정육점에서 고기 누르는 기계에 손을 다치셨다. 엄마와 아빠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지금 같으면 가당키나 했을까 싶은 것도 있다. 오늘의 이야기는 바로 그런 분위기다.
"엄마~ 요즘도 손가락 아파?"
"바람이 서늘해지면 제일 먼저 저릿저릿해."
"찜질이라도 좀 할까?"
"이러다 하늘에서 부르면 가는 거지, 뭐~"
'엄마는 꼭 말을 그렇게 하더라'면서 내가 소리를 꽥 질렀고, 엄마는 딸이 그러든지 말든지 식탁을 닦았다.
"엄마~ 정육점 힘든데 때려치우지 그랬어?"
"그럼 너 학교는 어떻게 가? 동생들은? 그나마 그거라도 해서 너네들 공부한 줄 알어~!"
안다. 내가 그걸 왜 모르겠나. 하지만 엄마 손가락을 보면 속상해서 그냥 그런 말이 나온다. 그래서 엄마와 따뜻한 차 한 잔 마시면서 찬찬히 이야기해 보자고 했다. 우리 사는 얘기하자고. 하지만 엄마 손가락 얘기로 시작한 대화는 엄마가 정육점 하던 때에 계속 머물러 있었고, 주변을 돌다가 결국 엄마가 다친 날로 다시 돌아왔다.
돈가스 고기는 침으로 된 기계에 눌러야 하잖아. 고기를 주우욱 넣는데 손이 딸려 들어간 거지. 고기를 넣다가... 장갑이 딸려 들어가는 순간 아차 싶었고, 바로 빠꾸를 눌렀는데 이미 손가락이 저며진 뒤였어. 피를 철갑을 해서 병원으로 갔지.
(빠꾸 : 엄마 말 : Back)
말만 들어도 소름이 돋았다. 우리 엄마는 그 순간 얼마나 놀랐을까? 얼마나 아팠을까? 울지는 않았을까? 다른 물음표는 다 빼고 어느 병원에 갔냐고 물었다.
"빈센트 병원 갔지?"
"아니, 연세 정형외과 갔어."
"왜~~~~?"
"너무 급했으니까."
"그래서 잘 치료했어?"
"45 바늘 꿰맸어. 아이고... 말도 마. 꿰매다가 꿰매다가 새끼손가락은 마취가 풀려서 생살을 그냥 했다니까. 나 그래서 지금도 그 병원 가기 싫어. 그때 생각나서."
그리고 엄마는 오후 장사를 이어갔다. 내가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입원을 해서 좀 더 치료를 받았어야지 않냐고 했을 때 엄마는 '돈은 벌어야지.'라고 했다. 그 말이 너무 아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