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수협중앙회/수협은행 : 진심을 담아 이름에 담아]
작년 한 해 나라를 들끓게 만들었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이슈.
일본이 바다에 방류한다는 것에 분노했다.
외교적 해법이 필요한 사안이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오히려 이를 용인해서
또 한 번 분노하며 국론이 분열되었다.
정치적 해법까지 필요하게 되었다.
그러니, 사람들이 수산물을 꺼리기 시작했다.
수산시장 어항물을 떠마신다고, 이게 될 일인가?
수산업에게는 생존적 해법까지 필요하게 되었다.
외교적, 정치적, 생존적 해법을 찾아야 하는 어업인들,
그들의 조합인 수협중앙회/수협은행...
수협중앙회는 매년 TV광고를 진행해 왔고,
이전까지 협동조합의 경제적 역할을 강조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게다가 시급하다.
문제는 명확한데, 그거 때문이라고 말도 못 한다.
외교적, 정치적 해법을 수협이 내놓을 수도 없고,
생존적 해법은 쉽게 답하기 어렵다.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이 시기에 광고를 어떻게 해야 하나?
광고주 : 수협중앙회/ 수협은행
만든 이 : 애드리치/ 이성진 CD/ 모델: 표예진,박상원
영상만 보면 감정 이입이 잘 된다.
메인 모델들 특히 표예진의 밝은 연기에 기분 좋고,
수산인 역 모델들의 힘찬 연기 연출도 자연스럽다.
바다와 인물의 색감을 일부러 달리 하여
화면 전체적으로 색감을 풍성하게 보여주고 있다.
바다는 풀사이즈샷으로 스케일감있게,
인물은 클로즈업으로 진정성 있게,
그 대비가 잘 드러나게 하고 있다.
새롭다고 할 순 않지만, 영상은 분명 완성도 있다.
여러분. 그거 아세요? 우리 바다는
이름이 100만 개나 된대요. 궁금하시죠?
남 1: 내가 이 바다에서 40년 했다 아잉교.
남 2: 제 꿈이요? 바다에서 찾을 거예요.
남 3: 여~ 바다가 내 전부지라~. '
이처럼 우리 바다에는 100만 수산인의 진심이 담긴.
우리 바다의 산물. 우리 수산물이 있습니다.
오우. 싱싱하네.
그쵸 우리 수산물 최고죠?
우리 바다가 키우고 어부의 이름으로 전합니다.
진심을 담아. 이름에 담아.
이 캠페인은 수협과 수협은행이 함께합니다.
하지만, 영상을 광고로만 볼 수 없는 것이
이 광고의 배경과 목적 때문이다.
자, 현상은 수산물을 잘 안 사 먹는다.
원인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인한 불안감.
원인은 명확하다.
과제는 이 불안감을 어떻게 없앨 것인가?
오염수 방류를 막으면 되는데 그걸 안 하고 있으니..
수협이 해법으로 내세운 메시지는
‘우리 수산인을 위해 우리 수산물을 사랑하자’
광고적으로는 잘 잡은 메시지라는 생각이다.
부정적 이슈인 후쿠시마 오염수를 떠오르게 하지 않고,
수산물을 제공하는 '사람'을 신뢰감 있게 만들고 있다.
이성적으로 해결할 방법이 없으니
감성적으로 접근하여 온정에 호소한다.
광고적 설득으로는 대단히 영리한 전략이라 본다.
억지로 뭔가 근거를 대는 것보다 받아들이기 쉽다.
제작진들은 얼마나 머리가 아팠을까?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때문이라고 말도 못 하고,
방류시키지 말라고! 마음대로 질러보지도 못하니,
얼마나 자괴감이 들었을까? 얼마나 답답했을까?
그 와중에 불안감을 없애겠다는 억지노력보다는
바다와 더불어 사는 사람 문제, 먹고사는 문제로
감정 이입시켜 완화시키는 설득 전략은 잘 잡았다.
반면에, 어쩔 수 없이 이런 생각도 든다.
소비자 입장에서, 이건 너무 가혹한 전략이지 않을까?
수산물 불안하더라도, "내 얼굴 봐서 함 도와주라!",
"이 어부들 봐서라도 네가 수산물 좀 사 먹어줘!"
인정에 호소하며 살짝 포장한 듯한 느낌.
피해를 보는 어업인을 볼모로 잡은 느낌.
원인을 건드리지 못하는 이 답답한 상황도 속상한데,
가족 같은 분들이 더 애처로워 보여서 더 속상하고,
잘못한 거 하나도 없는 분들이 피해봐서 더 속상한...
그래서 여전히 분노하는 바다.
오염수를 방류해서 분노하는 바다.
애꿎은 어업인이 당하고 있어서 분노하는 바다.
문제를 문제라 하지 못하고,
어업인으로 호소해야 하는 처지에 분노하는 바다.
본 광고의 인용이 불편하시다면,
누구든, 언제든 연락 주세요. (출처: tvc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