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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레봄 Jun 24. 2024

반복에 반복...이 모델이면 됩니다!

19 [ KB국민카드 : 다 됩니다!(박은빈)] 편 

광고계에도 '모델 빨'이라는 말이 있다. 

셀럽이라고 다 똑같은 것이 아니라, 

유독 광고에 더 잘 맞는 연예인 모델들이 있다. 


극장의 큰 화면에서, 이목구비가 뚜렷하지 않아도,

긴 시간을 들여 몰입하는 영화/드라마와 달리, 

작은 화면에서도, 표정이 확 드러나 눈길을 끌고,

짧은 시간에도, 감정에 확 몰입되어 메시지를 살리는 

그런 모델들이 광고계의 '모델 파워'로 입증된다. 


모델 개인의 외모나 연기력 등 능력차보다는, 

광고 문법에 적응이 되었느냐 아니냐에 따라 다른 듯. 

많은 셀럽들과 많은 촬영을 해본 경험에 의하면, 

광고를 어떻게 대하느냐의 차이가 결정적이다. 


즉, 광고를 자신의 배우활동에 전혀 도움 안 되는, 

그저 자기 이미지를 소모하는 활동이라 생각하고, 

소속사/스텝들 돈 벌어주기 위해 오는 모델도 있다. 

십중팔구 이건 안 한다, 이건 빼달라 주문도 많고, 

성의도 없고, 자기 매력도 다 뽑아내지 못하고 간다. 

그 모습이 수백번 TV에 나오니 또 광고가 싫어지고.


하지만, 광고도 나를 좋아하는 팬들이 불러낸 자리, 

본업과는 다른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려 촬영하고, 

나를 선택한 브랜드가 돋보이도록 열심인 모델도 있다. 

짧은 초수에 담아야 해서 수십 번 반복하는 연기에도, 

오히려 자신이 아이디어까지 내면서 성의를 드러내면, 

촬영스태프부터 팬이 되고, 결과물도 만족스러워져서 

브랜드는 계약을 연장하고, 수입까지 늘어나게 된다. 

모델-브랜드가 함께 연상되는 급까지 올라간다. 


업계에서 실패가 없다고 평가받는 대표 모델들로는

전지현 씨, 조정석 씨 등이 있다.

브랜드 제품을 먹기도 싫어하는 배우들 틈에서 

자기 손가락까지 쪽쪽 빨며 맛을 표현하는 전지현 씨,

정해진 멘트만 읽기에도 벅차하는 배우들 틈에서 

애드리브까지 동원해서 한 번 더 강조하는 조정석 씨,

광고에 유리한 문법을 꿰뚫고 있기에 가능한 일. 

이 분들은 그 자체로 전략이자 크리에이티브가 된다. 


물론, 연예인이 아님에도 여신 칭호급 김연아 씨, 

최근 수십 편에 등장하는 주가 급등 한석구 씨, 

여자모델계를 다 갈아치우던 한소희 씨 등도 대단.

개인차가 있지만, 이런 광고모델들에게는 

아까 말한 광고를 대하는 태도도 호평 일색이다. 

그래서 태도가 결과를 만든다고 여전히 믿는다. 


모델에 온전히 기대는 광고를 좋아하지 않지만, 

아직 기대감밖에 없는 단계인 광고 콘티를 

기대 이상의 실제 영상으로 살려버리는 모델을 보면, 

그 고마움은 그동안의 고생을 잊게 할 정도이다.


그 느낌은 함께 작업한 일원으로서만이 아니라, 

시청자 입장에서도 느껴지는구나 생각하게 된 광고....


20 [KB국민카드 : 다 됩니다!] 편

만든 이 : 오리콤 / 김미경 주현철 CD/ 김종현 외 AE/
               COOKE 감독/ 모델 : 박은빈


박은빈만으로 광고 한편이, “됩니다”


이건 뭐, 모델 박은빈밖에 안 보인다. 

그런데 기분이 너무 좋아지지 않는가. 

메시지고, 이미지고, 브랜드고 할 거 없이

너무 지배적인 이미지가 단연 모델 박은빈. 


모델의 밝은 에너지와 웃음기가 

광고와 브랜드까지 그대로 전이되고 있다. 

그것만으로 광고 돌출도와 주목도가 뛰어나다.


박은빈은 '스토브리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최근작을 통해 광고 출연이 상당히 늘어났지만, 

뛰어난 순간 임팩트를 보여주는 배우는 아니었는데, 

이제 광고 문법에 제대로 적응이 된 듯하다. 

아마 저 촬영에서 "됩니다"를 최소 2백번은 했을 터.

그런데 즐기는 듯한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으니, 

어떤 컷을 갖다 써도 기분을 좋게 만들 듯하다. 


이 광고는 작년 '박서준'편과 동일한 구조다. 

박서준도 "됩니다"를 수없이 반복하며 성공했는데, 

그 똑같은 구조를 다시 반복해도 성공하게 만든 건, 

박은빈 모델의 공이 크다고 본다. 

포맷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됩니다”편을 

2번째 편이 가능하게 포맷화하고, 

더 개선된 재미로 무한증식하게 만든 데에는

무엇보다 박은빈의 연기 연출 덕분이지 않을까. 

KB 페이 결제만 되는 줄 알았죠?
쇼핑도 되나요/ 됩니다.
항공 호텔도 되나요?/ 됩니다.
내 차 관리도 되나요?/ 됩니다.
앱테크도? 됩니다/ 뉴스도? 됩니다/
운세 보는 것도? 됩니다/ 하늘에서도? 됩니다/
쌍둥이도? 됩니다. 됩니다. 됩니다. 됩니다.
허.. 이런 거까지 다? 됩니다/

결제에서 라이프까지/ 됩니다/
다 되는 페이. 됩니다. KB페이.


반복에 반복이 만든 단순한 이미지, 

"다~ 됩니다"


작년 광고 포맷을 유지하니, 장단점도 동일하다. 

‘됩니다’의 반복을 통해 

‘결재’ 이상의 ‘라이프’ 서비스로 확장하고, 

‘다 되는 페이’라는 메시지와 브랜드를 각인시킨다. 


뭐가 되는지 일일이 다 들어주고 확인되리라 

기대하고 저렇게 만든 것이 아니다, 

멘즈 하나, 자막 한 줄에 가독성을 주려면 

몇 초에 몇 장까지 계산하는 광고 전문가들이 

저렇게 빠른 템포로 녹음한 것은, 

저걸 일일이 다 설명하느니, 

뭐든 "다~ 된다"는 이미지를 갖는 것이, 

그래서 시도해 보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단 것. 

그래서 반복법을 쓰고, 그래서 

30초에 '됩니다'만 15번가량 외치게 만든 것. 

그것도 짜증 나지 않고 기분 좋게 만들어 놓은 것. 


광고회사 다니면서, 모델로 연예인 누구 봤어요? 

어때요? 이뻐요? 같은 질문을 참 많이 받아왔다. 

사실 연예인 모델을 많이 봐도, 그들과 일을 할 뿐, 

사적인 대화나 교류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이 촬영 현장에서 보여주는 태도만으로

그 모델과 함께 일했다는 기억은 

완전히 천양지차로 나뉘어 머릿속에 새겨진다. 


좋은 태도의 모델과 광고를 만들면, 

그 광고는? "됩니다!" 


본 광고의 인용이 불편하시다면,
누구든, 언제든 연락 주세요. (출처: tvc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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