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화
1. 배터리가 20%쯤 남으면 괜히 신경이 쓰인다.
쓸 일은 없는데도 눈길은 자꾸 오른쪽 위 숫자로 간다.
10% 밑으로 떨어지면 산소가 줄어드는 것처럼 조급해진다.
2. 사실 쓰는 건 메신저 몇 개, 기사 몇 개뿐인데.
꺼져도 세상은 무너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내 생존이 달린 것처럼 불안하다.
3. 관계도 그렇다.
꼭 필요하지 않아도, 없으면 불안해지는 관계.
없어도 사는 데 문제는 없는데, 막상 사라지면 내가 무너질 것 같은 착각이 든다.
4. 배터리 1% 남은 불안, 관계에 매달리는 마음과 다르지 않다.
‘불안 애착(버려질까 봐, 관계가 끊어질까 예민해지는 마음)’을 가진 마음은 관계가 끊어질까 예민해진다.
없어도 살 수 있지만, 사라질까 두려워 끝내 매달리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