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화
1. 이름보다 먼저 묻는다.
“MBTI 뭐예요?”
처음 만난 사이에, 네 글자가 가장 쉬운 다리가 된다.
2. 낯선 마음이 한결 가볍다.
“너를 알고 싶다”는 뜻이, 조금 더 수월해진다.
네가 어떤 사람일지, 내가 어디까지 다가가도 될지, 미리 짐작할 수 있다는 작은 안도감.
3. 우린 성격을 묻는 게 아니다.
안전하게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을 다른 이름으로 건넨다.
그 이름으로 너무 서둘러 상대를 색칠해 버리기도 하면서.
MBTI를 묻는 건 낯선 만남에서 불안을 줄이고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려는 마음에서 나온다.
그 속에는 ‘애착 불안(가까워지고 싶지만, 거절이 두려운 마음)’과 동시에 ‘정체성 확인 욕구(타인의 인정을 통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가 조용히 숨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