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화
1. 비가 쏟아지면, 우산은 쉽게 빌려준다.
그 순간은 서로를 돕는 기분이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는다.
잊은 게 아니라, 그 우산은 이미 다른 삶의 일부가 되어 있었다.
2. 관계도 그렇다.
어떤 사람은 내게 큰 도움을 주고는 사라진다.
나는 고마움을 다 갚지 못했는데, 그 사람은 벌써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사람도 우산처럼, 돌려받을 수 없는 순간들이 있다.
3. 중요한 건 누구에게 빌려줬느냐가 아니다.
언젠가 나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 우산을 건넬 수 있느냐다.
받은 걸 그대로 갚지 못해도, 이어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마음은 그렇게 돌고 돈다.
돌려받지 못한 호의는 사라지지 않고 다른 관계로 이어지며 순환한다.
그것은 직접적인 보상이 아니라, 선의가 번져 가는 ‘간접적 호혜성(받은 선의를 다른 사람에게 되돌려주는 마음의 순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