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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일까?

제85화

by 그래도
너에게 난, 나에게 넌 - 자전거 탄 풍경



1. “너에게 난, 해 질 녘 노을처럼…”

노래한 줄이 스쳐 간다.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나도 그런 색으로 남았을까.

아니면 이미 저문 풍경의 한 모퉁이일까.


2. 사람은 서로의 안에 스민다.

그의 눈빛이 내 표정에 묻고, 그 숨결이 내 말끝에 머문다.

그 흔적은 시간이 지나도, 감정의 결 속에 남는다.


3. 관계는 그렇게 이어진다.

한 사람의 말투가 누군가의 위로가 되고, 그 위로가 또 다른 이의 마음을 움직인다.

그는 떠났지만, 나는 여전히 그의 리듬으로 숨을 쉰다.


4. 가끔 그 노래가 흘러나오면, 목소리보다 먼저 마음이 흔들린다.

그가 부른 건 나였을까, 아니면 내가 그를 기억하기 위해 따라 불렀던 걸까.

사랑은 그렇게, 서로의 안에서 다른 결로 스며든다.


5. 너에게 난, 노을이었을까.

나에게 넌, 아직도 내 말끝에 머문다.

잊은 줄 알았던 그 하루 끝에서 우리의 이름이 다시 물든다.


‘내재화(사랑했던 이의 온도가 내 안의 일부가 되는 과정)’는 소중한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주고받은 감정과 시선이 마음의 결로 스며드는 일이다.
사람은 그렇게, 타인의 온도를 품은 채 자신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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