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시나요?

사소하지만 어려운 일

by 그리고

물리적 거리로 인해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계절이 바뀔 때마다 안부를 주고받는 친구가 있다.

20대 초반에 나와 같은 꿈을 꾸며 새벽까지 소주 한잔 기울이던 오래된 친구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현재까지도 꿈을 이루지 못했고 그저 각자의 영역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중이다.


누군가 쏘아 올리는 '잘 지내?'라는 말 한마디에 그간의 생존 신고가 시작된다.

나는 요즘 방구석에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딱히 대단할 것 없는 소소한 하루를 보낸다.

계절이 바뀌면 휴직이 끝나지만 한국으로 돌아갈지는 결정하지 못했다.

친구는 최근 승진을 했고 남편 회사 사정은 그리 좋지 않다고 했다.


한바탕 축하와 위로가 오가며 우리는 늘 그랬듯 과거를 추억하고 현재를 비평하며 미래를 불안해한다.


우리는 잘 지내고 있는 걸까?


다시 만날 때까지 잘 지내!
아프지 말고, 밥 잘 챙겨 먹고
잘 자고 좋은 꿈 꿔.


친구의 끝인사에 미소를 짓는다.


거창하게 무언가를 잘 해내는 것만이 잘 지내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저 제때 잘 챙겨 먹고, 꾸준히 운동도 하고, 푹 잘 자는 것이야 말로 잘 지내는 게 아닐까?


가끔은 나도 잘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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