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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다 세계여행 Oct 25. 2019

중국 62일 배낭여행 Q&A

중국여행,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라이킷과 구독, 그리고 댓글을 부탁드려요 ! 독자와의 만남이 작가에겐 가장 큰 행복입니다.

※ 중국여행 전반에 대한 내용은 이전글을 참고해주세요. :)

   https://brunch.co.kr/@greeda/24




1. 여행루트가 어떻게 되셨나요?

얼롄후터(몽골에서 입국)-베이징-난징-상하이-쑤저우-상하이-항저우-상하이-쿤밍-따리-리장-샹그릴라-위벙-샹그릴라-야딩-리탕-청두(인도로 출국)였습니다. 각 지점별로 짧게는 이틀, 길게는 일주일까지 머물렀어요.


2. 중국여행을 가려고 해요. 코스를 추천해주세요!

 중국이 처음이시라면 상하이-항저우-쑤저우를 추천드려요. 1주일 여행이라면 상하이를 기본으로 항저우나 쑤저우를 포함하고 10일 이상이라면 세개 도시 모두 둘러볼 수 있어요. 전통의 중국과 오늘날의 중국을 함께 만날 수 있습니다.

 자연경관에 관심이 많으시면 윈난성 쿤밍-따리-리장을 추천해요. 1주일을 기본으로 자연경관 투어를 입맛에 따라 추가하시면 됩니다. 불편하긴 했지만 윈난성이 가장 재밌었어요.


3. 일일 체류경비는 얼마였어요?

 62일간 180만원을 썼으니 1일 3만원이 조금 안되네요. 이중 40여일은 대도시에서 카우치서핑 호스트들을 만나서 숙박비가 안 나왔습니다. IN-OUT 항공권 및 비자가격은 뺀 순수 체류비용입니다.


4. 여행동안 가장 불편했던 점은?

 전반적으로 불편한 점은 없었습니다. 다만 나라가 워낙 넓어서 이동시간이 길어요. 상하이에서 바로 윈난성 쿤밍으로 넘어갈 때는 36시간 침대열차를 탔고, 윈난성 산간지방에선 8시간 이상 버스를 타는 일이 잦았습니다. 비행기타는걸 좋아하지 않는데, 이때는 비행기를 타는게 좋다고 생각했어요.

네, 36시간. 실화입니다.


5.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어떤가요?

 좋습니다. 정부끼리야 정치, 경제적인 문제로 으르렁거려도 일반 국민은 신경쓰지 않아요. 오히려 한국드라마의 영향으로 특히 여성분들의 호감도가 높습니다. 한국인이라고 하면 깔끔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떠올려요. 일본은 중일전쟁의 이미지가 아직 남아있는데 한국에 대해선 그런거 없습니다. 편의점에서 한국 신라면, 불닭볶음면도 팔고 어떤 기념품 가게는 아예 한국여자들이 하고 다닌다는 악세사리를 팝니다. (물론 한국인이 보면 한국스럽진 않은 악세사리입니다.) 한국음식은 삼겹살(코리안 바베큐)이 가장 유명했습니다. 한국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김치는 다 알더라구요. K-POP은 동남아에 비하면 썩 유명하진 않습니다. 한국영화도 유명해요.

한국어 어디서 배웠냐고 물어보면 '태양의 후예'라는 답변이 자주 나옵니다.


6. 중국음식 맛있나요? 가장 이상했던 음식은 뭔가요?

(좌측 상단부터 우측으로) 량피, 마파두부, 마라롱샤, 뱡뱡면, 토끼뒷다리 구이, 탕수어, 반찬선택형 백반

 저에겐 잘 맞았습니다. 입맛은 주관적이라 단언하긴 어렵지만 요리방식과 재료가 정말 다양한건 사실입니다. 요리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중국도 좋은 여행지에요. 같은 동아시아 요리라 적응하는 것도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한국인들 입맛에 잘맞는 음식도 찾아보면 많이 나옵니다.

 먹어본 요리 중에 가장 독특한건 돼지 뇌와 오리 혀에요. 둘다 훠궈의 재료로 먹어봤습니다. 뇌는 간이랑 비슷한, 약간 쓴맛이 나는데 부드럽게 뭉개지는 식감이 영 좋지 않습니다. 오리 혀는 뼈에 붙은 살이 조금밖에 없어서 별 맛이 나질 않아요. 아 토끼 뒷다리도 먹어봤어요. 뒷다리라 그런가 근육이 조금 질겨 늙은 닭을 먹는것 같았습니다. 고기는 담백하고 양념이 좋아 맛있었어요.

 먹어보지 않은 것 중에 기억에 남는 재료도 있어요. 항저우의 시장에서 본건데, 살아있는 자라와 개구리를 식재료로 파는걸 봤습니다. 깜짝 놀랐어요. 항저우 음식점에 가면 자라와 개구리 요리를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자라는 살만 조리하고 팔, 다리, 껍질, 머리는 데코레이션을 해놓은게 충격입니다.

 야시장에서 전갈을 파는걸 보긴 했지만 이런건 중국인들에게도 괴식입니다. 개고기도 거의 보지 못했어요. 현지친구들이 서양인들이 "너네 개고기 먹는다며?"라는 식으로 물어보는게 많이 스트레스라고 하니, 물어보지 않는걸 권장드려요. 일부 지역에선 개고기 축제가 남아있다고 하지만 어디까지나 지역행사일 뿐입니다.

 기억에 남는 음식점이 있는데, 조우헤이야(周黑鸭)라는 체인점이에요. 간식 전문점인데, 파는 음식이 오리 특수부위에요. 혀, 목, 발 등의 부위를 살짝 매운 양념에 졸여서 팝니다. 많이 유명한지 동부 대도시에선 매번 보이더라구요. 살이 없어 먹을건 없지만 소스는 맛있었습니다.

 중국음식팁을 드리면 볶음밥은 어느집을 가도 다 잘합니다. 계란이랑 파만 넣어도 맛있어요. 도저히 선택을 못하겠으면 볶음밥을 시키세요. 실패하지 않습니다.


7. 한국 중국집에 있는 메뉴 다 있나요?

베이징작장면(좌)과 항저우탕수육(우)

 짜장, 짬뽕 없습니다. 짜장면의 원형인 작장면(쟈쨩미앤, 炸酱面)이 있긴한데 완전 다른 음식에 가까워요. 기본 춘장은 짠맛과 약간의 새콤한 맛이 있는데 이 맛이 작장면의 전부입니다. 짜장면처럼 묵직한 맛이 없어서 심심해요. 짬뽕은 애초에 일본에서 건너온 중국요리라 본토엔 없습니다.

 탕수육은 있긴한데 중국 전역에서 유명한 요리는 아니에요. 탕추(糖醋) 소스는 설탕 당+식초 초 조합의 새콤달콤한 소스를 말하는데, 주로 상하이-장쑤성-저장성 등의 동남 지역에서 먹습니다. 쑤저우와 항저우에서 탕수육을 먹어봤는데 색이 더 짙고 새콤함보단 단맛이 강해요. 금방 질립니다.

 중국 전역에서 보이는 요리는 마파두부, 고추잡채(칭챠오로우쓰, 清炒肉丝) 등이 있습니다. 조리가 간단하거든요. 훠궈도 전국적으로 인기가 많습니다. 범죄도시에서 장첸이 먹던 마라롱샤는 중국인들에게도 최근 몇년 사이에 핫해진 음식이에요. 그 외의 라조기, 양장피, 팔보채 등의 음식은 있긴 한데 찾긴 어렵습니다.


8. 중국인들 더럽고 냄새나나요?

 아닙니다. 한국사람들만큼 깔끔하게 하고 다니는건 아닙니다만 눈살이 찌푸려지진 않습니다. 기차역 같이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가면 지저분해 보이는 분들이 있긴 해요. 그래도 냄새가 나진 않습니다.

사람이 많은데엔 조금 지저분한 경우도 있지만 일부분입니다.

 식당 위생은 조금 부족합니다. 저렴한 식당은 께름찍하실 수도 있어요. 찝찝하시면 한끼에 2천원 정도만 더 쓰시면 위생걱정 없는 식당에서 드실 수 있습니다. 제가 위생에 크게 민감한 사람이 아니어서인지 불편하진 않았습니다.

 화장실은 윈난성 산간지방의 휴게소 같은 곳은 오픈형 변소가 있긴 합니다. 그래도 나름 관리(?)가 돼서 끔찍하진 않았어요.

 숙소도 가격 생각하면 모두 괜찮았습니다.


9. 중화사상 심한가요?

 겉으로 느껴지는건 없었습니다. 중국에 대한 자부심은 느껴지는데, 중화사상이라고 할만큼 불편하진 않았어요. 오히려 제가 그런거 없느냐고 물으니 없다면서 웃더군요. 일부 친구들은 중국에 대한 불만이 더 커보이기도했습니다.

 다만 중국인들은 국제적일 필요는 못 느끼는것 같아요. 이건 중화사상은 아닙니다. 중국인들만 상대해도 시장이 크니까 굳이 해외로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없어요. 대표적인게 관광업인데, 관광객의 대부분(체감상 8~90%)이 중국인이니 굳이 외국인 손님을 맞아야 한다고 생각하질 않아요. 경제의 대부분이 내수에 기반하기 때문에 생기는 특징입니다.

 다른 얘기지만 여기에 공산주의 관습이 더해져 서비스업에서 자본주의 미소를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기대를 버리시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10. 중국인들 시끄러운가요?

 맞습니다. 특히 기차역 같은데서 서로 얘기하고 전화하는거 들어보면 확실합니다. 지하철에서 이어폰을 끼지 않고 동영상을 봐도 중국인들은 신경쓰지 않습니다. 여기엔 중국어 특유의 싸우는 듯한 말투도 한 역할을 해요. 중국친구가 공항에서 외국인들이랑 같이 택시를 탔는데 현금이 부족해서 기사한테 아양을 떨었답니다. 그런데 친구들이 표정이 굳어지면서 무슨 일 있냐고, 왜 기사랑 싸우냐고 물어봤대요.


11. 중국인들은 폐쇄적인가요?

 아닙니다. 전 한국인이 성관념을 빼면 일본인보다 개방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중국인이 일본인이랑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아요. 도시에선 과감한 옷차림의 여성들도 많이 보입니다. 길거리에서 성인용품 자판기도 여러번 봤어요. 외국인이 익숙하지 않더라도 배척하지도 않습니다.

 문화콘텐츠는 공산당의 검열 때문에 가족이나 애국 같은 뻔한 주제만 다뤄집니다. 당연히 젊은 중국인들도 바보가 아니라 이에 불만을 갖고 해외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있어요. 마블의 인기가 장난이 아닙니다. 한국콘텐츠는 드라마와 영화의 선호도가 높았습니다. 한 친구는 친구들끼리 모이면 '왜 중국영화는 한국영화랑 다르게 구리기만 하냐'고 토론을 한다네요.

최근 가장 인기가 있던 드라마. '작은 기쁨'이라는 제목의 평범한 가족극입니다. 중국내 모든 콘텐츠들은 모범적인 주제만 다뤄야 합니다.


12. 중국남자/여자 어때요?

 한국사람들이 더 세련되다고 생각합니다. 중국남자들은 꾸미는데에 익숙하지 않아보였어요. 굳이 신경을 쓴다면 헤어스타일까지만 보구요. 여성 분들은 반반이었어요. 자유롭게 다니는 분, 열심히 꾸미고 다니는 분. 꾸미는 스타일은 일본보단 한국에 더 가깝습니다. 분위기 미인 이런거보단 쨍한 인상의 사람들이 인기가 많더라구요. 중국커플은 두쌍 봤는데 오그라드는 닭살보단 친구같은 통통 튀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14억 중국의 최고미녀 판빙빙(좌)과 그녀의 바통을 이어받고 있는 디리러바(우). 분위기 미인 그런거 없이 선 굵은 미인이 인기입니다.

 한가지 기억에 남는게, 대도시 길거리나 주요 관광지에서 선녀옷 같은 전통의상을 입고 다니는 여성분들이 많이 보입니다. 남자친구가 사진기사 역할을 하거나 친구들끼리 옷 입고와서 서로 인스타사진을 찍어줍니다. 제가 중국 전통복식을 좋아해서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최근 몇년간 인기있어진 트렌드래요. 한 업체는 아예 프리미엄 상품으로 전통의상에 맞는 시대별 전통화장, 헤어스타일까지 연출해서 화보촬영을 진행합니다. 주말에 친구따라 갔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전문적이고 손님도 북새통이라 놀라웠습니다. 한국에도 이런 트렌드가 들어오면 좋겠습니다.

이런 옷을 입은 젊은 여성 분들이 심심찮게 보입니다.
일반인들도 이런 화보를 찍을 수 있도록 패키지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13. Free Tibet, Free Hong Kong하면 진짜 잡혀가나요?

 제가 해보진 않았지만 그럴것 같아요. 중국친구한테 들은 얘기로 한 중국인이 페이스북에 관련글을 올렸더니 공안이 10분 뒤에 집으로 찾아와 경고를 줬답니다. 외국인이라면 실종은 안돼도 추방당하겠죠. 여행이 목적이라면 조심하는게 상책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간단하게 중국친구하고 얘기해본 적이 있었는데 기본적으로 '원래 우리땅이었는데 당연한거 아니야?'라는 입장이었습니다. 받아온 교육이 워낙 다르다보니 합의점에 이르기는 어려웠습니다.

중국정부가 뒷목잡을 짤.


14. 외국인도 알리페이/위챗페이(핸드폰 간편결제) 쓸수 있나요? 신용카드 쓸수 있나요?

 유학생이나 직장인이라면 몰라도 여행객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중국 내 은행계좌가 있어야 하는데 여행객이 만들긴 어렵죠. 선불충전하는 것도 신용카드 인증이 필요한데 비자/마스터카드 안 됩니다. 중국인친구랑 두 시간동안 시도하다가 포기했습니다.

 신용카드는 일부 외국계 상점이 아니면 비자나 마스터카드를 안받는데가 대부분이에요. 핸드폰결제가 기본이고 신용카드를 받아도 유니온페이만 받습니다. ATM은 비자/마스터카드 다 사용가능해요. 현금 떨어지지 않게 조심하세요!


15. 남방 지역이나 서쪽 지역은 정말 우리가 배우는 중국어가 안 통하나요?

 다 통합니다. 그분들 억양이 조금 달라서 제가 문장을 이해하긴 어려웠지만 그분들이 기초적인 보통화(표준중국어)는 다 이해하세요. 중국어를 할줄만 알면 중국인들하고 얘기하는덴 크게 문제없습니다. 예전엔 소통이 어려웠다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정부가 보통화 보급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네요.


16. 외국인 바가지 심한가요?

 제가 중국어로 물어봐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바가지 썼다고 생각한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기념품도 정찰제인 경우가 많아요. 10년 전만 해도 정말 극심했는데 이번엔 크게 못 느꼈습니다. 호객도 거의 없었어요. 상인들 때문에 기분나빴던 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이상입니다! 그 외에도 궁금하신 점은 댓글로 남겨주시면 답변해드리겠습니다.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미지 출처 (출처 생략시 직접 촬영)

1. 썸네일 : Zhang Kaiyv on Unsplash

2. 태양의 후예 : 네이버 포스트 China Marketing Plus

3. 중국 기차역 : 네이버 블로그 "하이택의 여행 연구소"

4. 중국 드라마 '샤오환시' : imdb.com

5. 판빙빙 : blog.naver.com_hbin02_221001437338

6. 디리러바 : jnorae.tistory.com

7. 중국 길거리 패션 : newhanfu.com

8. 전통분장 화보 : 盘子女人坊

9. Free Tibet : freetibe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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