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숨 고르기전 아침

긴 숨을 따라 출근하다

by 이숨

회사 출근 시간은 8시 30분이지만, 생산 준비를 생각하면 적어도 그보다 30분은 일찍 도착해야 한다. 다행히 집에서 회사까지는 자동차로 20분 거리지만, 문제는 아이들이 셋이라는 사실이다. 아침마다 아이들을 챙기고, 밥을 먹이고, 옷을 입히고, 가방을 챙기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다 보면, 출근길은 나에게 매번 ‘고난도 미션’과 다름없다. 아직 내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이 있기에, 아침 한 시간 만에 모든 준비를 끝내는 일은 쉽지 않다. 그렇기에 나는 새벽 5시에서 5시 30분 사이쯤에 눈을 뜬다. 해가 뜨기 전 조용한 시간에 일어나면, 분주하지 않게 차분히 준비를 하고,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 생각을 정리할 여유도 생긴다. 아이들과 함께 맞이하는 아침은 늘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많지만, 이렇게 미리 준비하는 시간 덕분에 조금이나마 마음의 여유를 유지할 수 있다.해가 뜨기 전 조용한 시간에는, 전날 밀린 빨래와 설거지를 먼저 마무리한다. 간단히 씻고 머리를 대충 묶어둔 뒤, 아이들 준비물과 가방을 다시 한번 점검한다. 저녁도 미리 준비해두어, 퇴근 후 바쁜 시간 속에서도 조금이라도 여유를 만들 수 있도록 한다. 아이들이 입을 옷도 다시 확인하고, 작은 세심함까지 놓치지 않으려 노력한다. 퇴근 후에는 아이들을 먹이고 씻기다 보면 어느새 밤이 깊어져, 청소와 설거지는 자연스럽게 다음날로 미뤄지게 된다. 예전에는 모든 일을 다 끝내야 하루를 마무리한 것 같았지만, 이제는 조금 내려놓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이렇게 하루를 조금 일찍 시작하는 이유는, 나 자신에게도 여유를 주고, 아이들에게도 조금 더 여유로운 엄마가 되고 싶기 때문이다. 모든 준비가 끝나면, 7시쯤 아이들을 깨운다. 때로는 아침을 잘 먹지 않으려 해도, 서서 꾸역꾸역 아이들의 아침을 챙긴다. 하루를 힘있게 시작하려면, 배 속이 든든해야 하고, 마음도 차분하게 채워야 한다. 그래서 나는 자연스럽게 일찍 일어나, 조용한 시간 속에서 오늘 하루를 조금씩 준비하게 되는 것 같다. 이렇게 해가 뜨기 전의 조용한 준비 시간은 나에게 하루를 계획하고 마음을 정리할 여유를 준다. 하지만 아무리 철저히 준비했다고 해도, 아이들이 일어나는 순간에는 언제나 변수가 생긴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이면 아이들은 작은 일에도 쉽게 감정이 상하고, 나 또한 어느새 언성이 높아진 아침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하루를 시작하면, 아이들뿐 아니라 나의 하루도 무겁게 출발하게 된다. 그래서 최대한 아이들과 나 모두의 마음이 상하지 않도록, 엄마인 내가 감정을 잘 정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낀다. 버거운 아침에도 긴 숨을 깊이 들이쉬고, 아이들을 보내는 그 순간만큼은 마음을 차분히 가다듬으며 집중하려 애쓴다.

아이들이 잠에서 깨는 순간, 느릿했던 몸은 자연스럽게 빨라지기 시작한다. 막내를 차에 태우고, 차 안에서 밥을 먹이면서 출근 준비를 이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아직 어린 아이를 보살피며 이른 아침 유치원으로 향할 때면, 미안한 마음과 동시에 씩씩하게 인사하며 교실로 들어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고마움이 밀려온다. 숨을 몇 번 고르며 마음을 다잡은 뒤, 아이들을 안전하게 등원시키고 20분 거리의 회사를 향해 출발한다. 신호를 확인하고 안전운전에 집중하며, 천천히 숨을 내쉬어 긴장을 풀어본다. 회사에 도착해 출근 도장을 찍고 나면, 비로소 긴 숨을 내쉬며 하루를 시작할 준비가 되었다는 안도감을 느낀다. 동료들은 그런 나를 보며 농담을 건네거나, 먼 길 오느라 수고했다며 등을 다독여주기도 한다.

괜찮은 하루를 보내려면, 이렇게 긴 아침을 맞이하며 하루를 차근차근 준비하는 시간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을 챙기고, 나 자신을 정돈하며, 출근길까지 온전히 집중하는 그 짧지만 소중한 순간들 속에서, 나는 오늘 하루를 조금 더 든든하게 시작할 수 있다. 바쁘고 분주한 아침이지만, ‘잘했어’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마음을 차분히 다잡을 때, 하루의 시작은 조금 더 부드럽고, 조금 더 따뜻해진다. 결국, 이렇게 작은 준비와 마음의 여유가 모여 하루를 견디고, 또 살아가는 나만의 힘이 되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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