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그냥 시

라면. 끓이다

by 글쓰는 을녀

별빛도 홀로인 밤

라면을 끓여먹는다


바싹 마른 면과

건조한 수프를

탈탈 털어 넣는다


후루룩 후루룩

안경에 뽀얀 김 서리며

먹는 라면


배불리 한 그릇

뚝딱해도 비어버린

마음 채울 길 없고


뜨끈한 국물에도

세상 홀로 선 듯

추운 날


퉁퉁 불어버린 라면처럼

지겹던 너와 내가

헤어진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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