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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을녀 10시간전

썩는다는 건.

가을의 낙엽 

꽉 찬 가을 

푸른 하늘이 흐르면 

낙엽이 이지러진다. 


툭 하고 누운 낙엽은 

금빛 아련함 뒤로 

스르륵 썩어간다. 


부드러운 흙 위에서 

스스로 흙이 되어간다. 


썩는다는 건 

봄이 되겠다는 의지  


가득 찬 가을을 걷어내어 

아직 피지 않은 꽃망울에게 

몫을 나누어 주는 일  


까만 밤 보름달도 이지러지듯 

낙엽도 천천히 썩어야 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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