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4.28. 23:49 10년 전 사색
그냥 오랜만에 호흡이 긴 글을 적고 싶다.
혼란스럽다.
웃기지도 않는 일을 경험 중이라서
머리가 어지럽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고,
이해가 안 갔던 게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사람일은 모르는 거라는 그 말이 이렇게
두려움으로 다가온건 처음이다.
이런 삶을 살아야겠다 방향을 잡은 지
10년을 좀 안되게 살았는데
왜 벌써부터 힘드냐
좋은 사람은 좋은 사람을 만들기 힘들고
나쁜 사람이 나쁜 사람을 만드는 건
한순간인 거 같다.
내가 스스로 봐도 크지 않은 사람임을 알고
속이 좁은 사람이란 걸 알아서
올바른 일을 하기 위해 내 관점에서 올바르지 못한 사람들을 부정하고 미워하면서 살아왔다.
그런데 막상 살아보니까 이게 무슨 짓거리인가 싶기도 하고 옳다는 기준도 애매해진 세상에서
뭘 더 어떻게 살아야 좋은 건지 모르겠다.
난 점점 고립되어 가고 멀어져만 가는 느낌인데
내가 이렇다 해도 그게 잘한 거라고 혼자 뿌듯해한 사실이 싫었다.
그래서 더 나를 모르면서 나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사람에게 분노하고 미워했다.
어차피 내가 뭘 하던 본인들 생각이야 자유인데
난 그거마저 용납을 못하고 혼자 끙끙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 텐데
내가 했던 일이 이미지관리 그런 걸 위한 것도 아니고 그때 그 상황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서 한 것뿐인데.
나를 두고 뭐라고 떠들어도 이젠 관심이 없다.
위인이 되고 싶은 것도 아니고
인맥네트워크 구성하고 싶은 그런 것도 아니고
그때 내가 느낀 안타까움이나 좌절 이런 것들을 내 주변사람들이 안 느끼게 하고 싶은데
고작 그게 왜 이렇게 힘든 건지도 모르겠고
이쯤 되니까 어디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건지도 잘 모르겠다.
다른게 아니라 그냥 그게 좋았다.
힘들게 집을 나서던 나에게 손에 박카스를 꼭 쥐어주며
'힘들어 보이길래 사 왔다 먹고 힘 좀 냈으면 좋겠다'
고 말하던 그 친구 같은 존재가 되고 싶었다.
좋은 사람
정말 어렵다.
틈만 나면 드는 생각 난 잘하고 있는 거긴 할까?
괜한 오지랖에
나도 모르게 불편을 강요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런 의문이 자꾸 든다.
앞으로 내가 겪을 일들을 좀 더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고 싶다.
말 한마디에 단어 하나에 기꺾이는 이런 처지이고 싶지 않다.
담대함을 달라고 외치던 어느 경찰관의 기도가
생각난다.
담대함.
멋진 경찰이 되기 이전에, 멋진 사람이고 싶기도 했는데
정작 그냥 그저 그런 나만 남아있네
이렇게 멋없게
노력이 부족한 건지 내가 못난 사람인거지
나 원 참...
어차피 할 일은 명확하니까. 궁상은 이 정도로
참 모질게 구는 세상이군
농담만으론 웃기기만 하고 너무 진중해 버리면
놀림거리가 되니 나원 참
누가 보면 내 삶도 얼마나 웃기겠나 싶다
물론 그걸 굳이 말로 꺼내는 인간이 내가 싫어라 하는 부류긴 하다만 본인들에겐 안중에 없는 일들로 고뇌하고 있는 걸 보면 웃기긴 할 듯
중요한가 싶다
이런 바보장단에 맞춰줄 줄 아는 사람이 있다면 난 그 사람을 좋은 사람이라고 부르고 싶다.
그런 티 안 나는 장단맞춤에 구원받는 이도 있다고
외치고 싶구나...
아이고 피곤하다
잠이나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