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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종오 Jun 29. 2020

‘푸른 구슬’이 ‘먼지  행성’으로 변하고 있다

[기후변화 WITH YOU] 먼지 발생, 갈수록 심각

Q: "전 세계적으로 먼지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어느 정도인가요?"

A: "매년 20억 톤의 먼지가 대기 중으로 이동합니다. 2019년 최대 먼지 농도(900~1100㎍/㎥)는 중앙아프리카의 차드 일부 지역에서 확인됐습니다. 아라비아반도, 중앙아시아, 이란 고원을 비롯해 중국 북서부 일부 지역에서도 높은 먼지 농도(300~600㎍/㎥)가 관측됐습니다. 먼지 농도가 높은 남반구 지역은 중부 호주와 남아프리카 서해안(200㎍/㎥)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월 22일 호주에서 모래 폭풍이 발생했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사진=WMO]

    

태양계 행성을 표현하는 말이 있다. 화성은 ‘붉은(Red)’ 행성이라고 부른다. 우주에서 보면 붉은 모습이다. 화성은 거대한 먼지 폭풍이 일어나는 곳으로 유명하다. 화성 착륙선 큐리오시티가 찍은 사진을 보면 먼지 폭풍이 일면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극한의 상황’이 찾아왔다. 또 다른 착륙선인 오퍼튜니티는 먼지 폭풍으로 에너지를 잃어 기능을 상실하기까지 했다. 오퍼튜니티는 태양광으로만 에너지를 얻는다. 거대한 먼지 폭풍이 태양을 가려 에너지를 확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지구는 ‘푸른(Blue)’ 구슬(Marble)이란 호칭을 얻었다. 우주에서 지구를 보면 푸른 기운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구는 생명체의 천국, 지적 생명체가 있는 유일한 행성으로 꼽는다.

이제 ‘푸른 구슬’은 다른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먼지(Dust)  행성’이란 명칭이 어울릴 만큼 전 세계적으로 먼지가 심각하다. 마치 화성에서 발생하는 먼지 폭풍처럼 지구에서도 호주와 플로리다 등에서 먼지로 태양 빛이 가려지고,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지구는 ‘먼지 행성’

화성 닮아가나

2019년 6월 25일 미국 플로리다 리 카운티. 먼지로 태양이 잘 보이지 않는다. [사짅제공=Andrew West/The News-Press]

아프리카 사하라에서 발생한 먼지 폭풍이 카리브해까지 뻗어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깝게는 수백 km에서 멀기는 수천 km까지 이동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북반구 건조와 반건조 지역에서 발생한 거대한 먼지 기둥이 주변 지역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최근 ‘항공 먼지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 사진을 보면 사하라에서 시작된 거대한 먼지 기둥이 카리브해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WMO는 모래와 먼지 폭풍과 관련해 경고 권고와 평가 시스템(Sand and Dust Storm–Warning Advisory and Assessment System, SDS-WAS)을 운영하고 있다. 먼지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래와 먼지 폭풍은 최근 유엔 총회는 물론 세계 기상 회의 등에 서 ‘심각한 위험’으로 인정했다. WMO는 전 세계 40여 나라와 함께 SDS-WAS를 주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중국, 일본과 함께 ‘관계 장관회의’를 정기적으로 개최한다. 동아시아 먼지 발생을 파악, 예측, 전망, 방어 시스템까지 고민하기 위한 회의체이다. 산업화와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중국발 미세먼지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사하라에서 시작된 먼지 기둥

대서양 건너 카리브해까지 뻗어 나가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먼지는 카리브해까지 뻗어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9년 먼지 농도는 아프리카 지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자료=WMO]

지난 6월 17일 북아프리카에서 시작된 먼지 기둥은 동부 카리브해에 도착했다. 멕시코의 유카탄 반도에 이르렀다. 먼지 폭풍은 하늘을 어둡게 한다. 오염된 비를 품고 있고, 맨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거리가 줄어든다. 건강에 아주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 아프리카 먼지는 매년 대서양을 건넌다. 올해는 특히 그 현상이 매우 강하고 광범위하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옥사나 타라소바(Oksana Tarasova) WMO 대기환경연구부장은 “모래와 먼지 폭풍은 날씨, 기후, 환경, 보건, 경제, 수송과 농업 등 전 분야에 걸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한다”며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먼지가 카리브해에 매년 영향을 끼치고 있어 예보와 경고할 수 있는 정밀한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르티니크, 과들루프, 푸에르토리코 등은 PM10의 위험한 상황을 보고하고 있다. 미세먼지인 PM10은 폐에까지 침투해 각종 질환을 불러오는 원인이다. 마르티니크와 과들루프에서는 PM10이 최근 400(㎍/㎥)을 넘어섰다. 푸에르토리코에서는 그 규모가 500(㎍/㎥)보다 더 높았다. 이는 20년 동안 측정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이다.     


중국발 먼지 발생 지역 늘어나

우리나라에 영향 미쳐

북반구 중 아프리카와 중국의 건조지역에서 먼지가 많이 발생한다. 중국발 먼지는 우리나라에 영향을 끼친다. [사진제공=WMO]

우리나라에서는 미세먼지가 30㎍/㎥ 이하면 ‘좋음’, 31~80㎍/㎥이하(보통), 81~150㎍/㎥이하(나쁨), 151㎍/㎥ 이상이면 ‘매우 나쁨’으로 판단한다. 이 기준으로 본다면 마르티니크, 과들루프, 푸에르토리코 미세먼지 농도가 얼마나 심각한지 유추해 볼 수 있다. 에어로졸의 시각적 두께도 최고 기록을 세웠다.

모래와 먼지 폭풍은 건조, 반건조 지역에서 흔히 일어나는 기상 위험이다. 사이클론 등의 영향으로 발생한다. 바람의 세기에 따라 폭넓은 지역으로 뻗어간다. 수백에서 수천 km까지 이동한다.

매년 약 20억 톤의 먼지가 대기 중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부분 자연현상으로 순환되는데 많은 지역에서 최근 물과 토지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WMO는 먼지 폭풍이 갈수록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WMO는 ‘모래와 먼지 폭풍 경보 시스템’ 등을 구축해 예보와 경고 서비스를 하고 있다. 아시아, 북미, 중동, 유럽과 아메리카 등에 제공한다.

2019년 최대 먼지 농도(900~1100㎍/㎥)는 중앙아프리카의 차드 일부 지역에서 확인됐다. 아라비아반도, 중앙아시아, 이란 고원을 비롯해 중국 북서부 일부 지역에서도 높은 먼지 농도(300~600㎍/㎥)가 관측됐다. 먼지 농도가 높은 남반구 지역은 중부 호주와 남아프리카 서해안(200㎍/㎥) 등으로 나타났다.    

 


북반구 건조 지역에서 먼지 발생

거대한 흐름으로 전 세계 영향

  큐리오시티가 2018년 6월 7일(왼쪽)과 10일 화성의 게일 분화구에서  먼지폭풍을 포착했다. 점점 강해졌다. [사진제공=NASA]

특히 북반구에서 먼지 띠를 많이 볼 수 있다. 이는 북반구에 중앙아프리카, 아라비아반도, 북인도, 중앙아시아와 중국 북서부 등 건조 지역이 많은 것과 무관치 않다.

건조와 반건조 지역에서 먼지가 발생하면 대기 순환과 바람 등의 영향으로 주변 지역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큰 위험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 사막 지역 등에서 발생한 먼지로 매년 그 영향을 받고 있다.


*표지 사진은 큐리오시티가 2015년 4월 15일 화성에서 석양을 찍은 것이다. 먼지 폭풍으로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사진제공=NASA]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먼지가 대서양을 건너 카리브해로 이동하고 있다.[사진=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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