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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종오 Apr 23. 2020

기후변화 크레셴도, 코로나19 충격파보다 더 크다

[기후변화 WITH YOU] 최근 5년 기후변화 관련 지표…“최악”

‘크레셴도(crescendo, 점점 강해짐) 물결’이다. 기후변화가 전 세계에 끼치는 영향을 음악 기호로 표현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크레셴도’는 곡을 연주할 때 ‘점점 세게’ 하라는 표현이다. 작은 소리에서 시작해 점점 커지는 것을 말한다. 기후변화 물결도 지금 ‘크레셴도’가 되고 있다. 1970년 이후 그 파고는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코로나19(COVID-19)보다 더 큰 파괴력과 충격파를 가진 매서운 광풍이 불어오고 있다. 기후변화 원인은 명확하다. 인간 활동이 빚어낸 산물이다. 대량생산을 위해 기업들은 화석 연료를 마구잡이로 사용했다. 개발을 위해 인간들은 산림을 파괴했다.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하면서 지구 대기권은 ‘온실효과’가 일어나고 있다. 큰 비닐하우스에 갇힌 모양새다. 점점 지구는 뜨거워지고 있다.   

지구 평균기온은 갈수록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자료=WMO]

22일 ‘지구의 날’ 50주년을 맞아 세계기상기구(WMO), 미국 항공우주국 기후변화(NASA Climate),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등 전 세계 기후변화 관련 기구들은 일제히 “지난 5년 동안 전 세계 기후변화는 사회, 경제적 파괴력을 키워왔다”고 지적했다. 기후변화가 ‘크레셴도 물결’을 이루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기후변화 물결 ‘크레셴도’

점점 강해지고 있다     


WMO 측은 “ 이 같은 흐름이 앞으로 더 가속할 것으로 보여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나비효과도 발생한다. 중국에서 한 마리의 나비 날갯짓은 건너편 미국에서는 태풍급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특히 가난한 나라 고통은 더 모질다. 동아프리카는 지금 ‘사막 메뚜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비가 많이 오고 습하면서 때아닌 ‘사막 메뚜기’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수억 마리씩 ‘떼 이동’을 하면서 옥수수 농장을 쑥대밭으로 만든다. 가뜩이나 먹을 게 없는 아프리카로서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   

바다 얼음과 빙하가 녹으면서 전 세계 해수면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자료=WMO]

남태평양 도서국들의 고통은 가히 폭압적이다. 자신들은 전혀 잘못이 없는데 기후변화 파고를 그대로 맞고 있기 때문이다. 피지, 투발루, 통가왕국 등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에서 0.01%에 불과하다. 유럽과 미국이 전체의 60%를 차지한다. 온실가스 배출이 높아지고 지구 평균기온이 상승하면서 북극 바다 얼음과 대륙 빙하가 녹고 있다. 이 때문에 해수면은 상승했다. 투발루의 경우 해발고도가 2m에 불과하다. 바다 높이와 거의 비슷하다. 해수면이 높아지면 이 나라는 나라 전체가 물에 잠긴다. 지금도 국토의 많은 부분이 바다에 침식당하고 있다.   


평균온도 크레셴도

1970년보다 0,86도 상승해     


기후변화를 보여주는 5가지 지표(이산화탄소 농도, 평균기온, 해수면, 북극 해빙, 대륙 빙상)도 한계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산화탄소 농도는 1970년보다 무려 26% 상승했다. 지구 평균기온은 1970년보다 섭씨 0.86도, 산업화 이전보다는 1.1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중모델 기후예측 시스템을 적용해본 결과 앞으로 5년(2020~2024년) 동안 새로운 지구 평균기온이 기록될 것으로 관측됐다.

평균기온뿐 아니라 이산화탄소 농도, 해수면, 북극 해빙과 대륙 빙상 등도 최악의 상황으로 악화하고 있다. WMO 측은 “이 모든 지표가 최근 5년 동안 나타난 것으로 가장 나쁜 숫자를 가리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이동이 제한되고 봉쇄 조처가 이어지면서 순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은 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 현상은 일시적 흐름으로 지탱 가능한 기후 행동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전망했다.     


취약국가 크레셴도

조기 경보시스템 마련해야     


페테리 탈라스(Petteri Taalas) WMO 사무총장은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보건과 경제적 위기를 초래하고 있는 가운데 기후변화 대응에 실패하면 인류는 물론 생태계, 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지금 코로나19 대유행과 기후변화 곡선을 완화하는 데 모든 노력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취약한 국가의 경우 이중 고통에 빠져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탈라스 사무총장은 “재난 대비 시스템이 취약한 국가의 경우 많은 인구가 코로나19뿐 아니라 기후변화로 가장 큰 위험에 직면해 있다”며 “여러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조기 경고 시스템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30년 단위로 기록한 지구 평균온도. 1991~2019년 증가폭이 전 대륙에 걸쳐 높다.[자료=WMO]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또 다른 ‘회복’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을 통한 성장이 아닌 녹색성장이 주목받는 곳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5~2019년’ 기후변화 보고서를 보면 ‘2011~2015년’과 비교했을 때 평균기온은 섭씨 0.2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980년대 이후 매년 10년이 그 전보다 더 더웠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산화탄소 농도는 2011~2015년보다 약 18% 증가했다.

NOAA 측 자료를 보면 최근 하와이 마우나 로아(Mauna Loa)관측소에서 파악된 이산화탄소 농도는 무려 415ppm(parts per million)에 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0년 3월 이산화탄소 농도는 414.50ppm을 보였다. 이는 2019년 2월 411.97ppm보다 수치가 높다. 마우나 로아 관측소는 오랫동안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해오고 있는데 1970년 ‘지구의 날’ 첫해에는 324.68ppm을 기록했다. 2019년에는 411.44ppm을 보였다.  


폭염 크레셴도

전 세계 인구 10명 중 3명 노출     


최근 몇 년 사이 전 대륙에 불어닥친 ‘폭염’은 심각한 상황을 초래했다. ‘2015~2019년’에 발생한 폭염으로 유럽, 북미, 호주, 아마존, 북극 지역에 유례없는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관련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1980년 이후 열 관련 질병과 사망 위험이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 세계 인구 10명 중 3명 정도(약 30%)는 1년에 최소 20일 동안 치명적 온도를 제공하는 기후 조건에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폭우와 홍수는 여러 종류의 전염병 발생에 최악의 조건을 만들고 있다.

기후변화 파괴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15~2019년 열대성저기압으로 큰 피해가 발생했다. 실례로 2017년 발생한 허리케인 ‘하비(Harvey)’로 약 1250억 달러(약 154조5250억)의 엄청난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높은 기온은 특히 경제개발국가 국내총생산(GDP)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보면 평균 25도의 평균온도에 거주하는 ‘중-저소득 국가’의 경우 평균온도가 1도 오를 때마다 경제 성장률은 1.2% 정도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예상치 못한 급격한 이상 기후는 물론 서서히 다가오는 기후변화 충격파로 사회, 경제적 손실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지구의 날' 50주년, 기후행동에 나서야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qbS5Ev3bWpk&feature=emb_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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