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의 문장
아이가 말한 노래는 동요 솜사탕이다.
나뭇가지에 실처럼
날아든 솜사탕
하얀 눈처럼 희고도
깨끗한 솜사탕
엄마 손 잡고 나들이 갈 때
먹어 본 솜사탕
훅훅 불면은 구멍이 뚫리는
커다란 솜사탕
아이는 이 노래를 떠올리며 얘기했다.
감수성에 대해 생각한다.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상황에 대해 잘 이해하는, 아니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살고 싶다. 내가 남들보다 좋은 상황에 있다는 것을 잘 알고, 내가 언제든지 불편한 위치에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 모든 사람들에게는 각자의 사정이 있다고, 세상에 당연한 것은 하나도 없다고 아이에게 이야기한다. 아이에게 이야기하고 알려주는 것은 아이를 가르치기 위한 것 보다는 내가 잊지 않기 위해서가 더 크다.
어느 날 아이가 조용히 다가와 조심스럽게 말한 적이 있다.
같은 반에 조금 느린 아이가 있는데, 친구들도 ㅇㅇ선생님도 아이에게 함부로 하는 것 같다고. 그래서 마음이 불편하단다.
"선생님이 뭐라고 했는데?"
"아니~ 발표를 하는데 빨리빨리 못한다고 막 뭐라고 하잖아. 야, 너 그냥 자리로 가. 이러잖아."
"어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정말 너무하네."
그래서 너는 그 친구를 어떻게 대하냐고 물으니 아이는 이렇게 답했다.
"그냥 좀 더 말 걸고 먼저 인사하고, 티 안 나게 도와주고 그러지 뭐. 근데 애들은 그렇더라도 선생님이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냐? 어른이 어떻게 그래?"
본인의 감정이 무엇인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행동을 했을 아이를 생각했다. 아이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 짠했다. 그리고 나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같은 반에 있던 조금 느린 아이를 심하게 놀리던 아이들에게 맞서던 기억이다.
"야, 얘가 바보라고? 너 평균 몇 점이야? 얘는 75점은 넘어. 너는 70점도 못 받잖아. 얘보다 공부도 못하면서 뭘 바보라고 놀려?"
겉으로는 의연한 척 했지만 싸우고 나서 혼자 벌벌 떨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난 후 우연히 그의 이야기를 건너 전해 들었다.
"예전에 ㅁㅁ가 우리 아들 엄청 도와주고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얼마나 고마워했는지 몰라요."
대단한 일이 아닌 건 알지만, 나 스스로가 대견하긴 했다. 방법이 서툴렀을지도 모르지만, 이해하려고 노력한 것은 잘했다고 그때의 나를 칭찬해주고 싶다. 그리고 나의 아이도.
"근데. 아들, 엄마가 ㅇㅇ선생님의 행동에 대해서 담임선생님께 말씀드렸어. 또 다른 상황이 생기면 얘기해. 교장선생님께 연락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