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dome is made of waste."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 제목에 자연스레 눈길이 갔습니다. 영상은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학의 캐서린 드 울프 교수가 이끄는 팀이 건축폐기물로만 돔(둥근 지붕)을 건설한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흥미로웠습니다. 드 울프 교수가 이끄는 팀은 건축자재를 얻기 위해 먼저 건물을 해체했는데요. 제네바의 오래된 창고를 학생들이 직접 철거한 후 나온 폐목재와 폐플라스틱 배관 등을 취리히로 들고 왔습니다.
취리히에 도착한 작업팀은 폐목재에 박힌 못과 이물질을 일일이 제거했습니다. 목재들을 연결하는 둥근 고리 모양의 플라스틱은 하수관을 잘라 사용했을뿐더러, 효율적인 설계를 위해 여러 디지털 건축 프로그램이 활용됐죠.
아울러 모든 자재에는 레이저 프린터로 QR코드가 삽입됐는데요. 각 자재의 품질과 치수를 비롯해 설치 시간과 장소에 대한 정보를 총 아우르는 ‘디지털 제품 여권(DPP)’을 구현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지속가능한 건설산업을 위해 순환경제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진행됐는데요. 드 울프 교수는 프로젝트를 통해 “재사용 재료로 작업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러 시행착오 끝에 돔이 완성된 날, 드 울프 교수는 학생들 앞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민간 부문에서는 아직 순환경제 원칙에 따라 건설되는 건물이 거의 없다고. 이런 프로젝트는 건축가·과학자·엔지니어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같은 입장에 있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말이죠. 그렇기에 순환경제와 디지털 기술의 중요성을 학생들에게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죠.
드 울프 교수는 그레타 툰베리와 일론 머스크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환경보호를 위해 일하는 것처럼, 건축가들도 이에 동참할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순환경제와 디지털 기술이 건설산업을 좀 더 지속가능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올여름 드 울프 교수는 또 다른 돔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을 모을 계획인데요. 이밖에도 순환경제와 관련된 여러 전시를 준비 중이란 소식! (추후 이야기는 좀 더 길게 들고 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