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사세요.
"당근 사세요."
"당근 사세요."
가던 걸음을 멈추기에는 날씨가 도와주질 않았죠. 오히려 발걸음을 재촉하게 만들었어요.
어제에 비해 갑자기 온도가 떨어져 방심했던 사람들은 옷을 여미며 바쁘게 지나갈 뿐이었죠.
그런탓인지 소녀의 당근은 줄어들지 않고 있었어요.
당근을 어서 팔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으나 아무도 당근에는 관심이 없었지요.
소녀는 너무나도 배가 고파 당근을 하나 꺼내
'와그작‘ 깨물어 먹었어요.
한입을 먹으니 달콤한 맛이 느껴졌어요.
"와그작. 와그작 “
방금 캔 당근은 달고 맛있었어요.
소녀는 어느새 당근을 2개째 먹고 있었어요.
와그작, 와그작, 와그작
3개, 4개.... 그리고 가지고 있던 당근을 모두 먹어버렸어요.
소녀는 놀랐지만 배가 불러 기분이 좋았어요.
고개를 드니 사람들이 소녀를 둘러쌓고 신기한 듯 쳐다보고 있었어요.
소녀는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끼긴 했지만 기분이 좋은 탓에 아무렴 어때 싶었어요.
그때 앞쪽에 있던 할머니가 다가오더니 말했어요.
”아가씨. 그 당근 맛있어 보이는데 내게도 팔아요.”
”네 0-0? “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사람들이 말했어요.
“나도 살래요.” “나도 살 거야” “나도” “나도” “나도”
소녀는 너무 기뻤어요. 오늘은 토끼한테 혼나지 않아도 되겠구나 싶었지요.
그러나 소녀에게 당근은 한 개도 남아있지 않았어요.
소녀는 사람들을 향해 말했어요.
“내.. 내일 이 시간에 여기로 당근을 가져올게요. 대신 내일은 한 개씩 더 드릴게요.”
사람들은 소녀의 말에 아쉬워했지만 얼굴에 설렘을 안고 돌아섰어요.
“내일 보자고. 당근아가씨”
“내일은 다 먹어버리지 말라고!!”
소녀는 기뻤어요.
하지만 곧 깨달았죠.
아…. 오늘은 토끼한테 크게 혼나겠구나.라고..
하지만 소녀는 몰랐죠. 달라질 그녀의 인생을.
이때부터 이 동네에는 가게마다 먹방이 유행하기 시작했어요.
뭐든 맛있게 먹는 소녀는 더 이상 당근만 팔지 않았어요.
그녀가 먹는 것은 뭐든지 잘 팔렸어요.
사람들은 그녀가 맛있게 먹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다고 했어요.
그리고 먹고 싶어 했죠.
그녀 말고도 먹기 시작하는 이들이 생겼났지만 그녀의 먹는 모습은 독보적이었어요.
아마 한동안은 그녀의 독주를 막기는 힘들 거예요.
-끄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