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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린제이 May 22. 2022

하루 한 장, 그림일기 - 그림일기의 시작과 지속

366일. 고마워요.

제가 1일1그림을 시작하게 된 것과 365일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오랫동안 다니던 곳을 퇴사한 후 생각보다 몸과 마음 상태가 더 많이 너덜너덜 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잠을 자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심리적 비약이 심해지는 것을 느끼던 어느 날.

루틴을 하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수작업을 하면 힐링이 되는 타입인데 그런 작업을 루틴으로 만들기는 어려워 보였습니다.

'매일 할 수 있는 작은 일이면서 작업 같은 일'을 고민하다 스케치 같은 것을 하면 좋겠다 싶었어요.

그리고 자신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어딘가에 올려야겠는데 고민하다가 그동안 방치해두었던 인스타를 떠올립니다.


다음은 무엇을 그릴까? 였는데 그동안 해왔던 스케치라고는 작업을 위한 프리핸드 드로잉이 전부라 사람을 그리기로 했습니다. 사람 그리는 것이 어려우니까 공부도 하고 움직임 연구도 해보자였죠.

처음 시작은 '이 세상에 사는 작은 사람(제가 작은 세상을 참 좋아합니다)이 보는 시선'이었는데

그리다 보니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점점 하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 마음 상태가 몹시 좋지 않았던 때라 더 그랬던 것 같아요. ) 그래서 제가 아니면서 저인 제가 그림 속에 만들어지게 됐어요.


처음에는 '딱 일주일만 해보자'로 시작했습니다.

일주일이 지나고 나니 할만한 거예요. 그래서 '그럼 한 달만 채워볼까?' 그렇게 점점 매일매일 그림을 그리게 됩니다.  그렇게 한 달쯤 지났을 때 별 것 없는 하루도 '어떤 하루였지? 오늘은 내가 어떤 것에 가장 반응을 했었나?' 그런 생각을 하는 저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거 꽤 괜찮구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통 크게 '365일'을 목표로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한두 명씩 팔로워가 생기고 제 그림이 맘에 든다는 DM을 보내주시기도 하고 댓글에 공감을 표현해주시기도 하고 좋아요가 늘어나는 것도 신기했어요. 그럼 또 힘을 내서 그려야지 맘을 먹곤 했습니다.

물론 도중에 팔로워가 막 늘어나는 인 친분들을 보면서 나는 왜 이렇게 팔로워가 늘지 않을까? 이런 그림을 계속 올려도 되는 걸까? 이런 쓸데없는(이제 와서 드는 생각이지만) 생각들을 하기도 했어요.

이제는 그런 생각들이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일 뿐이니까요.

지금은 500명이 넘는 분들이 저를 팔로워 해주시는데 정말이지 저는 너무너무 감격스럽습니다.

마음 깊이 고마움을 지니고 있어요. 고맙습니다.


어떤 날은 아 오늘은 이걸 그려야지 싶은 날도 있지만 정말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는 날도 많아요.

대단한 것을 그리는 것도 아닌데 정말이지 머리도 마음도 텅 비어있는 순간들이 찾아오곤 합니다.

1일 1그림의 기준은 제가 잠들기 전 하루를 마무리하는 루틴이라 어떤 날은 새벽이 될 때도 있지만 가능하면 같은 시간에 올리는 것을 목표를 잡아봐야겠어요.


365일 되던 날(어제) 아. 이 도전을 내가 해냈구나! 세상 제가 기특한 날이었습니다. ㅎㅎ

정말이지 밤새면서 일을 해야 할 정도로 일이 바쁜 날도 있었고

몸이 꽤나 아프던 날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어떻게든 이거 하나만은 지켜야지 했는데 지켜냈어요!!!


감정을 들여다보고 좀 더 깊이 사유하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다 보니 점점 마음이 치유가 되고 있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일종의 마음의 치료제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제 그림을 보러 와 주시고 좋아해 주시는 많은 분들의 응원이 더해져 저는 1년 전보다 훨씬 즐거워요.

아마 이 도전을 하지 않았다면 알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여전히 고민은 많습니다. 이대로도 괜찮은지. 다른 그림체도 보여드려야 하는 건지.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할지 아직은 명확하지 않습니다만 어찌 되었건 1 1그림은 계속될테니

또 다른 것을 문득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더 어려워지지만 그래도 더 즐거워지고 있으니까요


정말 정말 모두 너무 고맙습니다. 덕분에 제가 365일을 걸어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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