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일. 드라마 인간실격은 소설 같았다.
드라마 ‘인간실격’가 끝났습니다.
제게는 약간 ‘드라마’ 보단 ‘소설’에 가까운 어떤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소설 인간실격을 드라마로 만드는 것인가?라는 호기심에 관심 있게 봤는데 제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나오길래 ‘아 이건 봐야지!’ 마음을 먹었다지요.
‘아직. 아무것도 되지 못한 -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말하며 시작하는 이 드라마는 예상을 살짝 벗어나긴 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아무것도 되지 못해 자책하는 여자’와 ‘무언가 될 수는 있을까?’라고 질문을 던지는 남자가 서로에게 치유를 해주는 드라마인가? 싶었으나 그렇게나 심플한 이야기가 아니더군요.
조금 어두운 느낌은 있으나 보면서 우울해지진 않고 그렇다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ㅎㅎ
그냥 이야기를 하니깐 듣고 있는, 하지만 나름 그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계속 듣는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누구 하나 속마음을 속 시원하게 내뱉고 살지 않고
뭔가 이야기가 더 있을 것 같으나 설명하지 않고
그냥 그냥 각자의 마음에 담고 살아갑니다.
주인공인 여자는 계속 무언가가 되고 싶었으나 되지 못했다며 … 세상이 끝난 것처럼 굴고
주인공인 남자는 계속 나도 무언가가 될 수 있을까요? 질문을 던집니다.
사실 주인공인 여자의 내레이션이 조금 칭얼거리는 듯한 느낌을 저는 받았습니다.
그래도 마지막화에서 절망을 조금은 걷어낸 듯하여 기분 좋게 마지막을 봤습니다.
소설을 한 권 읽은 기분이 드는 드라마였어요.
(제가 너무 좋아하는 별을 보면서 끝내다니 개인적으로 아주 좋았습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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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그렇게 꼭 되어야 하나 싶지만
무언가가 우리는 모두 되고 싶어 하지요.
그런데 그 무언가가 내가 원하는 시점에 되지 못했다고 해서 절망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되지 못해 조금 울기는 할터이고 억울한 마음도 들겠지만 어차피 무언가가 되기 위해 걸어갈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오늘 안되면 내일은 되겠지’처럼 낙관적인 것은 아니지만 오늘 되지 않았다고 해서 내일 안 되는 법도 없으니깐 말입니다.
요즘은 1년 그리고 그 후의 10년을 생각합니다.
무언가를 결정해야 할 때 1년 후에도 내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인가? 그렇다면 지금 결정하자. 같은 건데
1년 후에 같은 결정을 내릴 것이 분명하다면 1년을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거든요.
그리고 그렇게 다른 방향으로 10년을 걸었을 때 어떻게 바뀔까 라고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늦더라도 앞으로 조금씩 가고 있다면
가끔씩 조바심에 풀이 죽기도 하겠지만
괜찮아 라며 오늘을 충분히 살아보자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