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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장, 그림일기 - 가장 어려웠던 겨울방학 숙제

200일. 눈 결정 그리기.

by 그린제이

실제로 눈을 돋보기로 보신 적 있으신가요? ㅎㅎ

어릴 때 겨울방학 숙제 중 ‘눈 결정 그리기’가 있었어요.

제가 자란 곳은 눈이 거의 내리지 않은 탓에 이 숙제는 매우 까다롭고 힘들었습니다.

겨울방학이 끝나도록 눈이 언제 내리나? 내려도 금방 녹기 때문에 그 숙제를 하는 데는 나름의 인내와 순발력이 매우 필요했어요.

그래도 그냥 하얗게만 보이는 눈이 돋보기로 보면 다양한 모양을 하고 있는 것에 감탄을 했던 기억이 나요.

감탄만 하다가 그리는 것은 뒷전으로 밀리기도 하곤 했죠.


눈이 어느 정도 귀했냐면 중학교 때는 눈이 갑자기 많이 내린 어느 날 학교가 휴교를 했는데 문제는 그 눈이 낮이면 다 녹아 없어질 정도의 수준이었어요. 하지만 눈이 워낙 안 내려서 도로에 제설장비가 없었던 건지 눈 내리는 도로가 익숙하지 않았던 것인지.. 버스 운행이 멈췄었죠.

그때는 흩날리는 눈만으로도 신나서 재빨리 겉옷을 입고 바깥에 나가서 '와! 눈이 온다'라며 뛰어다니기도 하고요.


그런 제가 처음 서울에서 겨울을 맞았을 때 얼마나 놀랬겠습니까? ㅎㅎㅎ

그런 추위와 눈은 자라면서 겪은 적이 없어서 말이죠.

아. 그래서 제가 유독 추위에 약한 걸지도 모르겠네요. (유..유레카?)


이제는 추위도 눈도 익숙하지만 여전히 눈이 세상을 뒤덮는 광경에는 저절로 '와!' 하는 감탄이 나옵니다.

언제나 그 분위기는 다른 세상 같은 같거든요. 약간 판타지 세상으로 들어간 느낌이랄까.


첫눈으로 함박눈이 내렸으면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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