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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린제이 Jul 06. 2024

지금까지 산 마그넷 중 가장 맘에 들어!

from. 남아프리카공화국

냉장고에 붙어 있는 마그넷들 그중에도  남아공에서 사 온 마그넷을 볼 때면 언제나 참 잘 사 왔다는 기분입니다.

이 마그넷이 온 그곳의 기억을 더듬어 보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들어요.

좋은 맛과 씁쓸한 맛이 동시에 다가옵니다.

제가 남아공을 일주일 남짓 짧게 다녀왔기에 단정 지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없지만 그럼에도 느껴졌던 작은 울림 같은 것이  남아공과 제 사이에 남아있어요.


시작은 기내 승무원 언니의 포스에 압도당할 때 이미 시작되었다고 보입니다.

헤어부터 풍채까지 기존의 승무원의 이미지를 깡끄리 없애버리는 정말 멋지고 근사한 포스였어요! 꺄악 이것이 아프리카의 힙한인가 싶을 정도였죠.  

인구의 80%가 흑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일부 관광지를 제외하곤 흑인들이 많은 것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어느 타운을 지나가는데 다른 인종이 우리뿐인 것에 개인적으로 상당한 위압감이 느껴졌는데 이것은 피지컬에서 오는 압도감이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런 느낌을 가지고 남아공에 입성.

우리가 갈 곳의 일부에 야생동물보호구역도 있어서 -참고사진에는 기린이 떡하니- 초원을 달리는 야생동물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도 하고

날씨는 초봄에 살짝 걸칠 수 있는 바람막이 정도를 준비하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받았었습니다.

도착한 그곳은 생각처럼 들판에 기린이 뛰어다니지도 않았고 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남아공은 추웠어요.

가벼운 바람막이 정도로는 커버가 되지 않았습니다. (덜덜덜)

그러나 여기서 또 의외의 경험을 하게 되는데 저희가 일을 마치고 숙소에 돌아와서 방에 들어갔는데 방안이 따뜻하니 너무 아늑한 거예요.

이 따스함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따뜻한 기운에 기분이 좋아 대략 정리를 하고 이불속에 손을 집어넣는데 어머. 따뜻해요. 침대에 전기장판을 틀어 따뜻하게 만들어 둔 것입니다.

재밌는 것은 식당 외에 직원분들이 잘 눈에 안 띄는 점이에요. 심지어 돌아올 때까지 하우스키퍼분을 한 번도 마주한 적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너무 섬세하게 잘 챙겨주셔서 우렁각시가 곁에 있는 느낌이라고 했죠.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머무셨던 룸
방문의 반만 열 수 있는 재미있는 문.

침대 옆 스탠드가 놓여있는 사이드테이블에는  늘 새로운 두유와 루이보스티가 놓여 있었는데 이때 제가 루이보스티에 제대로 빠지게 되었습니다.

날씨가 다소 쌀쌀해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루이보스티를 마시는데 너무 좋더라고요.

조식은 간소한 편이었어지만 따뜻하게 끓인(따뜻했는데 끓인 거겠죠? ㅎㅎ) 오트밀 죽(제가 붙인)과 양송이버섯을 간장베이스로 볶은 음식이 늘 있었는데 이것 또한 제 최저라 즐거웠습니다. 이때 익힌 루이보스티와 오트밀을 따뜻하게 끓인 죽, 양송이버섯볶음은 지금도 매우 좋아하는 메뉴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양송이가 너무 비싸요. )

귀찮을 때면 아침에 오트밀을 살짝 끓여서 장아찌 같은 거랑 먹으면 심플하고 맛있는 훌륭한 한 끼 완성.


남아공에 머물렀던 시간은 오가는 시간을 빼고 일주일 남짓이었지만,

일하는 곳에서도  느꼈지만 일을 시키는 쪽은 백인이 전부이고 일하는 직원들은 모두 흑인이라는 점과 백스테이지에서 일하는 모든 분들이 흑인이고 이 분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도 정해진 위치에 계속 서 계시더군요.  인구의 대부분이 흑인이니까 그럴 수 있겠습니다만 상당히 계급이 존재한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흑인인권운동을 위해 평생을 바치신 나라였기에 그랬을까요?

물론 이것 또한 방문자의 단편적인 시각일 수 있다는 것 또한 알고 있었으나 슬픈 마음이 들긴 하더라고요.  

저희가 묶었던 호텔에도 넬슨만델라 대통령이 묶으셨던 기념방이 있고 넬슨 만델라 대통령 뮤지엄을 다녀와서 그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비단 이곳에서만 느낀 것도 아니었고요. ^^


남아공에 대한 기억은 다녀온 기간에 비해서는 꽤 다채롭습니다.

그래서 이번주 동안  쓰다가 지웠다가 고민을 꽤 했었는데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기도 하고 보여드리고 싶은 부분도 많아 물건이 주인공인 이 연재 편에서는 쓰지 않기로 했어요.

조만간 제 브런치에 한번 올리도록 할게요.




힐튼 칼리지 - 저희가 공연했던 곳으로 지금 보이는 바깥풍경은 교내입니다. 도착지까지 한참 멀었습니다.


넬슨 만델라 대통령 뮤지엄에서
따로 쓰고 싶은 오이스터 호텔
이전 06화 옆 구르기 하면서 살짝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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