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식수 70%사용
전 세계적인 유행
2021년부터 군대에서 채식 식단이 제공된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그만큼 채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인데요. 2008년 한국 채식주의자 수는 15만 명이었지만, 10년 만에 10배가량 증가했습니다. 채식주의자를 위해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 신제품을 출시하고, 채식주의 코너를 만드는 등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요.
전 세계적으로 채식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건강적인 측면도 있지만, 신념이나 지구의 환경을 생각한 움직임인데요. 조금이라도 지구를 살리기 위해 '고기 없는 월요일(Meat-free monday)’ 캠페인이 일어났습니다. 오프라 윈프리와 비욘세 등 해외 유명 스타들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죠. 대체 육식과 채식, 그리고 지구는 어떤 관련이 있는 걸까요?
영국의 저명한 과학자 제임스 러브록은 지구를 위협하는 3C에 대해 강조합니다. 3C란 ‘Car/Combustion(자동차/연소)’, Cattle(소)’, ‘Chain saw(기계톱)’인데요. 소를 키우고 먹는 것이 자동차 매연이나 나무를 자르는 기계톱만큼 기후 변화에 큰 위협을 준다는 거죠.
사람이 만들어낸 온실가스의 26% 이상이 식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합니다. 거기다, 식품 생산 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80%가 가축을 키우는 과정에서 생기는데요. 위 그래프는 한 사람이 음식을 먹을 때 배출되는 온실가스 중 각 식품이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낸 표입니다. 고기가 47.6%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으며 유제품과 가금류, 달걀, 생선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고기를 먹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거예요.
미국 한경 작업 그룹에서 사람들이 주로 먹는 식품의 탄소 배출량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양과 소가 1, 2위를 차지했는데요. 이들의 공통점은 '반추 동물'이라는 거예요. 반추 동물은 한 번 삼킨 먹이를 게워내 씹어 먹는데 이때 트림을 하며 많은 양의 메탄가스가 발생합니다.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23배 큰 온실효과가 있어 지구에 더 큰 해를 끼칩니다. 또 하나, 소가 방귀와 트림으로 배출하는 메탄가스는 연간 1억 톤에 이르는데요. 이는 소형차 한 대가 배출하는 온실가스 양과 같아요.
가축을 키우기 위해선 땅이 필요합니다. 보통은 숲을 파괴해 농장으로 사용하는데 이는 지구 온난화에 악영향을 줍니다. 전 세계 축산에 쓰이는 땅은 지구 전체 농지의 68%에 달합니다. 본래 숲이었던 곳을 농장으로 바꿔 온실가스 흡수 능력 상실은 물론, 생물의 다양성 또한 없어지는데요.
특히 소를 키우기 위해서는 더 넓은 면적의 땅이 요구되며, 그 심각성도 상당합니다. 같은 칼로리의 곡물을 키우는 데 드는 농작지보다 소를 키우는 데 필요한 땅의 면적이 160배 넓어요. 돼지와 닭보다는 28배 더 넓은 땅이 필요합니다.
지구에 있는 물 중 단 2.5%만 신선한 물이며, 그중 30%의 물만 사용할 수 있어요. 즉, 지구의 0.75% 정도만 쓸 수 있는 물이라는 거죠. 현재도 1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깨끗한 물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물 부족의 중심에는 '육식'이 있습니다. 전 세계 식수의 70%가 고기를 만드는데 사용되기 때문이죠.
뿐만 아닙니다. 『세계의 절반은 왜 굶주리는가』의 저자 장 지글러는 "지구에는 이미 전 세계 인구가 먹고 남을 만큼의 식량이 생산되지만 사람 대신 소 등의 사료로 사용되고 있어 기아가 발생한다"라고 말하는데요. 미국에서 자란 곡물 중 80%가 축산에 쓰이고 있으며, 이는 심각한 기아 문제를 유발합니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에 의하면 2050년까지 전인구가 채식을 할 경우 지구는 빠르게 회복할 수 있어요. 식품을 생산하며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약 60% 감소되고, 목장으로 쓰이는 땅의 80%가 숲과 초원으로 회복됩니다. 이런 사실을 알아도 채식을 도전하긴 쉽지 않습니다. 사회생활도 해야 하고, 평생 채식을 유지할 자신이 없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채식에 옳고 그름은 없습니다. 채식에도 여러 유형이 존재해요.
앞서 말씀드린 '고기 없는 월요일' 캠페인도 채식주의를 실천하는 한 가지 방식인데요. 바로 육식을 하는 채식주의자, 플렉시테리언입니다. 플렉시테리언은 유연한 채식주의자라 불리며 채식을 기본으로 하되 육류 소비를 줄이려는 움직임이에요. LifeEdited의 창립자 그레이엄 힐은 테드 강연에서 "평일은 채식, 주말에 고기를 먹는 간헐적 채식만 실천해도 스스로가 만든 환경 오염을 70% 줄일 수 있다"라고 말합니다.
육식과 채식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에요. 갑자기 극단적인 채식을 할 경우 포기할 가능성이 높죠. 고기 없는 월요일, 플렉시테리언처럼 덜먹는 것만으로도 지구에 큰 도움이 됩니다. 두덩이 먹을 걸 한 덩이만 먹거나, 탄소 배출량이 많은 소보다는 닭고기를 선택하는 것도 좋아요. 채식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완전 채식으로 잠깐 하고 포기하는 것보다는 간헐적 채식으로 평생 지속하는 것이 지구에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