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공원에서 한 여고생의 시체가 발견됩니다. 그녀의 이름은 요리코. 요리코의 엄마는 14년 전 교통사고로 뱃속에 있던 요리코의 남동생을 잃고, 그녀의 하반신의 기능도 모두 잃게 되는데요.
그런 불운 속에서 대학교수인 아빠와 작가인 엄마는 하나 남은 딸, 유일한 희망인 요리코를 바라보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요리코가 차가운 시신이 되어 돌아온 것이죠. 딸까지 잃었다는 사실에 얼마나 충격을 받았을까요?
심지어 경찰은 연쇄 살인마의 범죄라고 단정 지으며 사건을 빨리 종결시키려고 하는데요. 경찰의 태도에 의심을 품기 시작한 아빠, '이대로 딸을 죽인 놈을 놓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결국 스스로 범인을 찾기로 합니다. 그 과정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됩니다.
바로 죽은 딸의 방에서 산부인과 진찰권을 발견하게 된 것이죠. 확인해보니 딸은 살해 당시 임신 4개월 차였습니다. "겨우 17살인 내 딸이 임신이었다니, 순수하고 착한 내 딸을 누가 감히"
남들의 눈을 피해 사건을 파헤치고 다니던 아빠는 결국 범인을 찾아내는데요. 범인은 바로, 요리코가 다니던 고등학교의 선생님이었던 것입니다. 범인을 죽이고 나도 죽으리라 결심한 아빠는 치밀하게 그 선생을 죽일 계획을 짜게 됩니다. 그리고 결전의 날, 아빠는 칼과 딸의 임신 진단서를 가지고 그 집으로 위장해 들어가서 살인을 저지릅니다.
이렇게 딸이 살해되고 딸을 죽인 범인에게 복수를 한 후 자신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까지 딸을 잃은 아빠의 분노가 절절히 담긴 아빠의 수기로 시작한 이 소설은, 노이즈키 린타로의 '요리코를 위해'라는 추리소설입니다.
아빠의 수기로 된 부분은 이렇게 색깔이 다르게 되어 있는데요. 앞부분만 읽어도 탄탄한 소설 한 권을 읽은 듯한, 충만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사실 좀 전에 소개해드린 스토리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진짜 이야기는 아빠의 수기를 읽고 사건의 진상을 찾아가는 '린타로'의 추리입니다. 수기를 읽은 린타로는 뭔가 이상하다 여깁니다. '수기는 진짜가 아니다! 그럼 진실은 뭐지?' 이 힘으로 스토리를 끌고 갑니다.
이 소설 속에서 추리를 끌어가는 작가의 이름이 린타로인데요. '린타로'라는 이름은 실제로 <요리코를 위해>를 쓴 작가의 이름과 똑같습니다.
추리소설은 일본 문학의 대세잖아요. 이 소설의 작가 노리즈키 린타로도 일본 추리소설계를 대표하는 작가 중에 한 명인데요. 천재 작가들이 다 그렇듯 20대 초중반쯤에 편하게 쓴 소설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추리소설계의 유명한 작가인 린타로의 가족 비극 3부작이 있는데요. 그 중 첫번째 작품이 바로 <요리코를 위해>라는 소설입니다.
소설 자체가 여운이 정말 강하게 남는다고 해야 될까요? 열린 결말 같기도 해서 좀 더 강하게,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끝부분을 읽고 나면 '뭐지?'하면서 다시 맨 처음으로 가서 아빠의 수기를 한 번 더 읽어보게 되는 현상이 여러분들에게도 나타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요리코를 위해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살인 사건을 다루는 초리 소설 읽어보시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앞으로 더 많고 더 다양한 책 이야기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저는 다음에 또 다른 책 이야기로 찾아뵐게요.